대구보건대학교 사회복지과 2학년 박영빈(23) 씨는 헌혈 중독(?)에 빠졌다. 최근 20개월 동안 23차례나 헌혈했다. 2개월에 한 번씩 할 수 있는 전혈(혈액의 모든 성분을 헌혈하는 행위) 중간중간엔 혈장과 혈소판을 헌혈하고 있다.
박 씨는 지난 2011년 5월 대구보건대가 개최한 제13회 헌혈축제 때 처음 헌혈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군대를 다녀온 뒤 2013년 9월부터 본격적인 헌혈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봉사활동 점수를 따자는 생각뿐이었지만 수혈을 받는 환자와 보호자가 기뻐하는 모습이 떠올라 헌혈 횟수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헌혈증서가 쌓이자 남모를 쾌감도 몰려왔다. 30장, 50장을 모았을 땐 적십자혈액원이 주는 은장과 금장을 받았다.
박 씨는 "주위에서 걱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정해진 시간에 따라 헌혈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헌혈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건강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했다.
박 씨는 지난 14일 대구보건대에서 열린 제17회 헌혈축제에도 참가했다. 헌혈을 하려고 내민 박 씨의 팔에는 수많은 바늘자국이 선명하다. 이웃사랑을 실천한 값진 증표다.
박 씨는 "훌륭한 사회복지사가 돼 노인들을 돌보는 게 꿈이다. 또 다른 꿈은 헌혈증서 500장 이상을 모으는 것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상준 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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