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견숙의 에세이 산책] 자유학기제 안착을 위하여

지난 12일 대구 동성로에서 400여 명의 학생, 학부모, 교육 관계자가 모인 가운데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선포식'이 열렸다. 그간 자유학기제를 운영해 온 학교에서 공연'전시 부스를 운영하며 자유학기제 속에서 성장한 중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직접 진로를 체험할 수 있는 일터 체험 코너도 설치해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냈다. 2016년 전국 전면 시행보다 한 해 빠른 올해 9월부터 대구의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시행된다. 대구시교육청은 2013년 연구학교 2곳, 2014년 연구 및 희망학교 41곳을 지정해 시범적으로 자유학기제를 운영해 왔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3년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으로 기대된다. 토론, 실습, 현장 체험 등 학생참여형 수업을 운영하는 '기본과정'과 진로탐색 활동, 동아리 활동, 문화예술프로그램, 학생 수요에 따른 선택 프로그램 운영 등이 '자유학기활동'의 큰 축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학교 안팎 곳곳에서 직업을 체험하고, 동아리 활동을 심화하며, 예술과 체육 활동에 흠뻑 빠지기도 하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유의미한 학습을 이뤄나갈 수 있다. 이 과정 속에서 많은 교육적 기부가 함께 이뤄진다. 사회 전체가 큰 학교가 되는 것이다.

대구에서 자유학기제를 2년째 운영하고 있는 동변중과 천내중의 학생, 학부모 수기를 읽은 적이 있다. 두 편의 글에서 자유학기제의 장점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합주반 동아리 활동, 심화된 과학 프로그램 운영, 스포츠 활동 등을 통해 한 학기 동안 특별한 경험을 했다는 한 학생은 자신의 꿈에도 자유학기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소감을 남겼다. 학부모 역시 마찬가지였다. '중학생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학부모와 자녀 모두 예민한 시기에 자유학기제 속 다양한 활동이 자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평가를 했다. 물론 시험을 치르지 않는다는 불안감, 자유학기제 이후 쉬었다 다시 시작하는 학습이 잘 이뤄질 수 있는지,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 능력 문제 등에 대한 여러 고민은 자유학기제가 앞으로 해결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2016년 전국적으로 자유학기제가 본격 시행되기에 앞서 대구의 30% 정도에 해당하는 중학교가 2년 이상 자유학기제를 먼저 경험한 셈이다.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쌓은 경험들이 밑거름이 되어 우리 지역은 자유학기제의 교육적 안착에 좀 더 여유 있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제도적 내실을 다진 대구 자유학기제의 성패는 이제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 강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공동체의 참여와 관심이 '자유학기제'라는 학생 중심의 미래지향적 교육을 현실화할 수 있다.

도원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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