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기문 총장 北방문…유엔 자원 대북지원 가능, 대권주자 확실한 발도장

청와대 메시지 전할까? 평양 방문 타진할까? 北 고위급인사 만날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21일 개성공단 방문을 두고 경색된 개성공단 문제 개선 노력에만 그치지 않고 청와대와의 조율을 통한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여야 정치권 일부에서 반 사무총장 측의 부인에도 서로 자기 당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을 거론해 온 만큼 개성공단 방문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경우 잠재적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은 그만큼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 총장은 일단 19일 인천에서 열린 '세계교육포럼 개회식'에서 개성공단 방문계획을 밝히면서 "유엔 기관 지도자들과 북한에 대한 지원 논의도 준비돼 있다"고 말해 북한에 대한 유엔 차원의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번 개성공단 방문이 단순히 우리 측 개성공단 입주업체와 북측 근로자들에 대한 격려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더욱이 이번 방문이 남북관계가 극도로 얼어붙어 있는 시점이란 점에서 이를 풀어줄 메시지나 '보따리'를 갖고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19일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 및 발전을 위해 반 총장의 방문을 환영하고, 개성공단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면서도 "현재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친서 등 문서화된 메시지는 없다"고 일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20일 오후 박 대통령이 반 총장과의 접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개성공단 방문 이야기가 오고 갈 것이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구상을 설명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 사무총장은 일단 개성공단 내에만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북측의 최고위급 인사가 개성공단을 찾아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북 하루 전인 20일 선발대가 미리 들어가 북측 인사와의 면담 여부 등에 대한 협의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반 총장이 방북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종종 밝혀온 만큼 이번 방문을 통해 평양 방문을 타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 여야도 이번 반 총장의 방문을 환영하면서 기대를 나타냈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반기문 총장의 방북을 환영하며 이 방문이 꽉 막힌 남북관계에 바늘구멍이라도 뚫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유은혜 대변인을 통해 "분쟁지역에서 갈등 당사자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개성공단은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다"며 "반기문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이 남북관계의 평화적 관리에 대한 남북 당국과 주변국의 인식을 다지고 북핵 6자회담 프로세스를 복원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병구 기자 kbg@msnet.co.kr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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