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잔루를 10개 이상 남기는 경우가 잦아 팬들로부터 '잔루 라이온즈', '변비 타선'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또 투수들이 호투하면 타선이 침묵하고, 타자들이 분발하면 마운드가 무너지는 등 총체적 난국을 겪었다. 하지만 이틀간의 달콤한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 삼성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삼성이 20일 잠실구장에서 치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전원 득점'안타를 달성한 타선 폭발에 힘입어 25대6으로 크게 이겼다. 24안타로 시즌 첫 20점 이상의 득점을 올린 삼성은 KBO리그 첫 번째인 팀 5만7천루타의 대기록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25승16패가 된 삼성은 SK에 이은 2위로 올라섰다.
이날 승부는 삼성이 3회를 '빅 이닝'으로 만들면서 일찌감치 결정났다. 삼성은 무려 14명의 타자가 공격에 나서 10안타와 1볼넷으로 9점을 뽑았다. 10안타는 역대 한 이닝 최다안타 기록에 단 1개가 모자라는 진기록이다. 1이닝 11안타는 빙그레(1990년 7월 5일 롯데전)와 삼성(2003년 5월 15일 LG전, 2004년 8월 8일 한화전, 2005년 6월 6일 KIA전)이 달성한 바 있다.
삼성은 두산의 사소한 실책성 플레이에다 행운까지 따르면서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박해민은 도루를 노리다 견제구에 걸렸지만 두산 1루수 김재환이 글러브에서 공을 신속하게 빼내지 못해 2루에 안착했다. 또 이지영의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선 나바로의 강한 타구가 3루수 최주환의 글러브를 스치고 외야까지 굴러가 선취점을 올렸다.
이후에도 삼성은 3차례나 타구가 수비수의 글러브를 스치거나 글러브에 들어갔다가 나온 덕분에 안타 퍼레이드를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 2일 대구 경기에서 삼성 타선을 7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틀어막았던 마야는 2.2이닝 8피안타 1볼넷으로 9실점 한 뒤 조기 강판당했다.
달아오른 삼성 타선은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5회에는 이지영의 안타, 김상수의 몸에 맞는 공, 나바로의 안타, 박한이'최형우의 2루타로 4점을 보탰고, 6회에는 이지영의 안타에 이은 나바로의 좌월 2점 홈런으로 15대4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삼성은 7회를 두 번째 빅 이닝으로 만들었다. 최형우'나바로'박한이의 2점 홈런 세 방과 이흥련의 2타점 2루타 등으로 8점을 추가해 23대4까지 격차를 벌렸다. '홈런왕' 나바로는 개인 통산 4번째 연타석 홈런 등 6타수 5안타 7타점, 이지영은 4타수 4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선발 등판한 삼성의 알프레도 피가로는 쾌조의 4연승을 이어갔다. 6이닝 동안 7피안타(1홈런) 3사사구로 4실점 해 시즌 7번째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는 실패했으나 다승 공동 1위(6승2패)에 올랐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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