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시크릿 파일, 위기의 장군들

시크릿 파일, 위기의 장군들/ 김종대 지음/ 메디치 펴냄

한국 현대사를 열전으로 펴낸다면, 독립운동가 열전, 친일파 열전, 고생한 노동자 및 기업인 열전, 손기정부터 김연아까지 스포츠 스타 열전 등과 함께 '장군 열전'도 한 권 엮을 수 있지 않을까. 지난 세기 한국 역사에 영향을 끼친 장군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이라는 공화국의 헌정 체제를 교체한 중대한 사건들의 주체는 민중, 그리고 장군들이 주축인 군부세력이었다. 제1공화국의 독재에 맞선 민중의 4'19혁명(1960)이 제2공화국을 낳았고, 곧장 박정희 2군 부사령관이 이끄는 군부세력의 5'16쿠데타(1961)가 제3공화국을 출범시켰다. 박정희 대통령이 죽은 후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노태우 9사단장 등 육군사관학교 11기생 모임 '하나회'가 중심이 된 신군부세력이 5'18민주화운동(1980)을 진압하고 제5공화국을 만들었다. 지금의 제6공화국을 부른 것은 다시 민중이 민주화를 요구한 6월 항쟁(1987)이었다.

책은 장군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요즘에도, 여전히 권력을 위해 그들만의 전쟁을 벌이는 장군 사회를 다룬다. 군에서 사건 사고가 터지면 장군들은 장병들의 안위는 뒷전인 채 진실을 숨기기 일쑤다. 정권과 결탁한 장군들은 기밀도 쉽게 넘긴다. 이 밖에 로비, 비리, 진급 줄 서기 등 총체적 난국이다. 묵묵히 참된 군인의 길을 걷고 있는 다른 장군들의 명예를 깎아내리고 있다.

저자 김종대 안보전문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장군은 정치권력을 상대로 군사적 임무를 조언하고 설득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만일 정치권력이 장군들을 줄 세우려 한다면 소신 있게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26쪽, 1만6천500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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