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종훈 '달항아리 그 넉넉한 미학' 도예전-25일까지 호텔인터불고

조선 백자의 백미 淡(담)의 세계 담았다

김종훈 작
김종훈 작 '달항아리'

조선 백자는 깨끗하고 담박한데다 꾸밈이 없는 검소한 아름다움이 배어난다. 그중에서도 '달항아리'는 조선 백자의 백미이다. 넉넉하게 균형잡힌 형태 하며 어깨에서 부풀어 오르기 시작해 몸통으로 뻗어 내려간 선은 허리를 휘감아 단단히 받쳐주는 형태로 수수한 고유의 멋을 풍기기 때문이다. 현대에 재현된 '달항아리' 역시 순백색의 태토 위에 가벼운 청색을 입혀 은은한 유백색의 빛깔을 나타내, 보는 이로 하여금 청아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장인정신과 현대적 미감으로 달항아리를 빚어온 도예가 김종훈의 '달항아리 그 넉넉한 미학'전이 25일(월)까지 호텔인터불고 갤러리에서 열린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크고 작은 달항아리와 사발 등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종훈의 '달항아리'는 작가의 주관적 해석을 더했다. 기능을 중시하던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 조형적 순수성을 강조했다. 달항아리는 일그러진 형태가 아니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둥근 원을 보여주는 것도 아닌 수수한 '원의 형태'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의도적인 계산을 초월한 천연스러운 아름다움이다. 그래서 더 친근감이 간다. 아가리(구연부)에서 굽까지 이어져 내려온 자연스러운 곡선이 유백색의 유약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작품의 높이에 비해 최대 지름이 점차 줄어들면서 부드러운 곡선으로 변화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당당함이 배어난다.

이미애 큐레이터는 김종훈의 달항아리를 '빛이 엷은 담(淡)의 세계'라고 평했다. "그가 빚은 달항아리는 자연 그대로의 발색이 한결같지 않고 불완전한 연소나 과잉연소로 인해 여러 형태로 변화해도 나름 작품에서 풍겨나는 아름다움으로 사람의 마음을 현혹한다"고 말했다. 053)602-7311.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