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은 불기 2559년 '부처님 오신 날'이다. 인간의 존귀함을 일깨워준 스승이며, 모든 부귀와 영화를 버리고 인간의 영원한 고민, 나고 죽는 문제, 행복과 평화의 진리를 밝힌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신일이다. 부처님은 인간이 본래 완성돼 있는 '부처'이며, 상대방을 부처로 모실 때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평화가 찾아온다는 진리를 설파했다. 탐욕과 원망을 버리고 나누고 용서할 것을 일러주었다. 중생의 안락과 행복, 평화를 위해 40여 년간 고난의 길을 걸어간 부처님의 탄신을 축하한다.
◆동화사 주지 덕문 스님
"부처님 자비광명이 온 누리에 두루 비추길 기원합니다."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덕문 스님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사부대중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찬탄한다"고 메시지를 전한 뒤 "부처님 가르침은 경전 속에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를 세상으로 끌어낸다면 우리 주변이 조금 더 밝고 따뜻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덕문 스님은 이어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모든 불제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자비와 지혜를 실천하길 발원합니다.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 불자들은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취임 1년이 됐다. 소감은?
▶행복했습니다. 취임 당시 다소 소란이 있었지만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두고 노력한 결과 정상을 찾았습니다. 스스로에게도 많은 공부가 됐고요. 인사도 거의 마무리 됐습니다. '인사가 만사'라 하지 않습니까. 개인 능력과 지역 정서 등을 감안해 공정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종단 경험을 바탕으로 교구 운영도 회의를 거쳐 민주주적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던 무차대회는 잘 치렀는지요?
▶조선시대 스님들은 한양 4대문 안으로 들어가질 못했습니다. 그곳에서 한 번 정도는 법회를 열고 화합과 통합을 역설한 뒤 털고 가야한다는 요구가 받아들여져 이번에 행사를 치렀습니다. '광복 70주년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 및 간화선 무차대회'를 통해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평화를 기원하고 부처님께서 설파하신 평등한 인류애 실현과 정토구현의 가치를 이어 가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수륙무차대재(물이나 육지에 있는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부처의 가르침과 음식을 공양하는 불교의식)를 거행했습니다. 우리나라 군인은 물론 북한군과 중공군 희생자도 위로하는 자리가 됐어요. 그들도 어떻게 보면 이데올로기의 피해자였습니다.
-사찰 운영 계획은?
▶스님들은 수행자로서 근본 자세 안 버리고 수행 열심히 하면 되고, 신도는 부처님 말씀대로 하면 됩니다. 그리고 힘들고 지치고 괴로운 사람이 쉬고 치유하는 도량이 됐으면 합니다. 사찰음식체험관도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에서 마음은 물론 몸도 치유하는 곳이 됐으 면 합니다.
-종교 간 화합 노력은?
▶지난 연말 시립합창단 레퍼토리 구성에 대해 다소 서운했습니다. 시에 부를 만한 불교 음악도 많은데 배제한데 대해 유감을 표현했습니다. 앞으로 잘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천주교 대구대교장 조환길 대주교는 물론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장희종 대표회장과도 논의할 것이 있으면 전화로 통화하는 등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주 만날 것입니다.
-동화사의 사찰 입장료 무료화와 통일대불 24시간 무료 상시개방은 어떻게 돼 가나?
▶동화사 입장객 70%는 대구 사람입니다. 따라서 동화사는 대구 시민의 것입니다. 내집 가는데 왜 입장료를 내야 합니까? 팔공총림은 스님들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모든 불자와 사부대중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동화사의 입장료를 폐지함으로써 많은 분에게 팔공산이 가진 힐링의 기운을 고루 나눠주고 싶습니다. 범어사 등의 사례가 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일대불은 1년 전부터 무료로 24시간 개방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밤 정취도 좋고 기도하기 좋은 계절이니 많이 이용하기 바랍니다. 동화사 입장료 문제는 현재 대구시와 협의하고 있으니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찰 재정 공개 의무화'에 따른 준비는 잘 돼 가나?
▶동화사는 매월 초하루 법회 때 스님과 신도들에게 재정을 공개해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따로 준비할 것은 별로 없습니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주지가 되니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종단 일과 교구 운영, 살림살이까지 챙겨야 합니다. 하루 3시간 정도 자는데 괜찮습니다. 건강유지는 관리하는 것을 잊고 사는 게 관리라면 관리입니다. 낙천적이고 긍적적인 마인드도 건강유지 비결이지요. 하하~(하회탈 모습을 하며 스님 특유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힘들게 사는 사부대중에게 한 말씀?
▶어려울수록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을 가졌으면 합니다. 자비심으로 남 먼저 생각했으면 하고요. '맑고 향기롭게'. 마음이 행복한 부처님 오신 날이 됐으면 합니다.
◆류병선 대구불교총연합 신도회장
"부처님의 자비와 은혜가 가득하길 바랍니다."
대구불교총연합 류병선(㈜영도벨벳 대표) 신도회장은 지역 불교계를 대표해 나눔 확산은 물론 무한봉사를 하고 있다. 나눔의 철학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류 회장은 "궂은 일은 서로 나누고, 좋은 일은 널리 알려 함께 기쁨을 나누는 마음으로 일한다면 그것이 부처님의 자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매년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불교 108 장학생 선발 대법회'를 통해 종교에 관계없이 초'중'고'대학생 108명을 선발해 장학금(50만원)을 전달하고 있다.
류 회장은 최근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영도벨벳 코스메틱은 21일 호텔인터불고에서 화장품 브랜드 '연비아'(然飛雅) 오픈식을 갖고 본격 제조'판매에 들어갔다. '맑은 자연으로의 비상'을 뜻하는 화장품 연비아는 스킨'에센스'앰플'BB크림'선크림 등 10종으로 구성돼 있다.
류병선 영도벨벳 대표는 "화장품 사업 진출을 통해 수백여 명의 사업자를 양산해 고용창출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기존 벨벳 수출의 거점을 활용해 지역 화장품 수출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창수 조계종 제9교구 신도회장 및 동화사 신도회 회장
"소외받은 이웃 위한 등불 밝힙시다."
손창수 조계종 제9교구 신도회장 및 동화사 신도회 회장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우리 사회에 희망과 나눔, 행복의 등불을 밝히자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현대 사회는 도덕성이 요구되는 많은 분야에서 불교의 참여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불자들은 굳건한 의지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 "이제 나눔과 이타행은 바로 이웃을 위해 행해야 할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의무"라고 지적하고 "갈등과 분열, 대립으로 위태로움이 나눔과 이타행으로 바로잡히기 위해서는 모든 사부대중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어둠을 밝음으로, 위기를 희망으로, 여럿을 하나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빛과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우리 불자들 모두는 거룩하신 세상의 스승이신 부처님의 뜻에 따라 우리 사회에 희망과 나눔의 등불이 되기를 서원하자"고 제의했다. 손 회장은 지난 10여 년간 동화사 신도회 수석부회장을 지냈으며 대구시 한의사회 회장, 동화사 신도회장을 맡고 있다.
최재수 기자 biochoi@msnet.co.kr
사진 이채근 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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