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한민국 에너지 寶庫 불 밝힌 경북] <3>농어촌 LPG 보급 사업

"LPG 저장탱크서 공동 공급…가스 떨어질 걱정없어요"

농어촌 LPG 보급 시범사업 지역인 구미 해평면 일선리 문화재마을.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설치된 LPG 저장탱크 앞에서 가스공급 방식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창희 기자
농어촌 LPG 보급 시범사업 지역인 구미 해평면 일선리 문화재마을.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설치된 LPG 저장탱크 앞에서 가스공급 방식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이창희 기자
LPG 배관망 설치 이전에는 집집마다 LPG 가스통과 고무호스가 어지럽게 설치돼 위험성이 항상 존재했다.
LPG 배관망 설치 이전에는 집집마다 LPG 가스통과 고무호스가 어지럽게 설치돼 위험성이 항상 존재했다.

그동안 LPG(액화석유가스)는 사용이 편리하고 기름보일러 등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 각광을 받았지만 위험성은 항상 상존했다. 특히 경상북도 농어촌 마을에서는 집집마다 LP 가스통을 방치하는 등 항상 폭발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이때문에 경북도는 LPG를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농어촌 마을에 안정적으로 보급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올해 그 해답을 찾았다. 도내 도시가스 미공급 농어촌 마을을 대상으로 LPG 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해주고 공급 배관망도 깔아 도시가스처럼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는 최근 구미 해평의 문화재마을을 LPG 보급사업 시범마을로 선정해 사업 추진에 나섰다.

◆냉'난방비 걱정 덜었어요.

올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LPG산업협회가 주관하는 농어촌 LPG 보급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구미 해평면 일선리 문화재마을. 이 마을 83가구, 180명 주민들은 이달 말쯤 도시가스와 같은 방식으로 LPG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다며 기쁨에 들떠 있었다.

마을 주민 류순걸(71) 씨는 "기름보일러를 사용할 땐 기름값이 겁나 겨울에도 춥게 지내고, 뜨거운 물도 마음대로 쓰지 못했는데 이제부터는 연료비 절감으로 추위 걱정 안 하고 생활해도 될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웃인 권후남(68) 씨도 "개별적으로 주방용 가스레인지를 쓸 땐 LP 가스통과 고무호스 때문에 늘 불안함이 있었고, 조리를 하다 갑자기 가스가 떨어져 난감할 때가 있었는데, 이젠 그런 걱정 없이 안전하게 가스를 쓸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이영자(73) 씨는 "LPG 집단공급으로 집집마다 금속배관이 설치돼 각 가정에서 쓰던 개별용 LP 가스통과 연결 고무호스가 모두 없어져 안전하게 가스를 쓸 수 있게 된 점이 무엇보다 좋다"면서 "특히 각 가정에 설치된 가스안전차단기(타이머콕)는 가스불을 끄지 않아도 사용 부주의에 대한 예방을 자동으로 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기뻐했다.

이 마을 류완성(67) 이장은 "마을이 도시가스가 공급되는 선산읍 지역과 5㎞ 떨어져 있는 탓에 도시가스를 공급받기가 쉽지 않아 LPG 보급 시범사업을 희망했다. 그러나 자부담이 일부 있어 초기에 주민 동의를 받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최근에 가스를 저렴하고 안전하게 쓸 수 있다는 점 등이 홍보되면서 주민 모두가 환영 일색으로 돌아섰다"고 했다.

류 이장은 "가스 공급일에 맞춰 마을회관에서 음식이라도 나눠 먹으며 조촐한 환영 잔치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미시 노상철 에너지관리계장은 "자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기름보일러를 가스보일러로 교체하고, 집집마다 금속배관과 가스안전차단기를 설치, 가스를 안전하게 쓸 수 있게 되면서 농촌에 에너지 복지를 향상시켰다. 주민들로부터 정말 잘한 일이란 칭찬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의 시공을 맡은 이정완 한영가스기공㈜ 전무는 "금속배관을 지하 1.5m 깊이에 안전하게 매설한 것을 비롯해 가정마다 가스안전차단기를 설치하는 등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시해 공사를 했다"고 말했다.

◆경북도의 농어촌 LPG 보급사업은?

경북도가 올해 추진하고 있는 '농어촌 LPG 보급사업'은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운 농어촌 마을에 LPG 공급 방식을 용기에서 배관으로 바꾸는 사업으로, 저장탱크에서 배관을 통해 LPG를 가정마다 집단 공급하는 방식이다.

최근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LPG 가격이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려 도시가스인 LNG(액화천연가스)와 가격 경쟁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점 등 때문에 인기가 높다. 특히 기름보일러 사용과 비교해 35%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경북도의 설명이다.

구미 해명편 문화재마을에는 지난해와 올해 1'2차 연도로 나눠 총 사업비 6억원(국비 50%'도비 12%'시비 32%'자부담 6%)이 투입돼 LPG 저장탱크, 배관공사, 가스보일러, 가스안전차단기 등을 설치했다.

이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연료비 절감과 안정성 향상이다. 또 LPG 유통구조를 단순화해 공급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연료비 부담도 완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향후 이 마을에 도시가스가 보급될 경우 기존 배관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배관 투자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LPG 보급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해평면 일선리는 1987년 안동 임하댐 건설로 인한 수몰민 이주 지역으로, 대부분 주민은 전주 류씨로 집성촌을 형성하고 있다. 수몰 당시 그대로 옮겨온 고택들이 경상북도 지정문화재로 지정 보존되고 마을환경이 잘 정비된 점 등 때문에 문화재마을로 불리고 있다.

구미 이창희 기자 lch888@msnet.co.kr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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