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려동물 위한 대형마트·힐링파크까지 있네…초고속 성장 펫 시장

애완견 분양센터인
애완견 분양센터인 '해피펫타운'. 이곳에는 혈통있는 애완견을 100만∼300만원에 분양해주고 있다.
최근 2, 3년 사이 대구지역에 10개 가까이 생긴 대형 애견용품 대형마트인
최근 2, 3년 사이 대구지역에 10개 가까이 생긴 대형 애견용품 대형마트인 '펫마트'.
전국 최대 규모의 펫 대형마트인
전국 최대 규모의 펫 대형마트인 '더펫숍' 내당점. 애완견들의 대형 놀이터인 '힐링파크'는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명소로 자리 잡았다.

반려동물 관련 사업이 '산업'이 됐다. 그만큼 시장규모가 커졌다는 방증이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울 정도이다 보니 펫(Pet) 시장은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3년 전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내 인구가 1천만 명을 돌파했다.

펫팸족(Pet+Family'반려동물을 동반자 또는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은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 때문에 인간을 위한 대형마트처럼 반려동물들을 위한 '펫마트'도 생겨났다. 펫마트에는 그야말로 온갖 종류의 제품이 다 진열되어 있다. 집에서 키우는 개나 고양이 등에게 일상에 필요한 물건이 다 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규모, 1조8천억원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의 시장규모는 올해 1조8천억원 정도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2020년에는 5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대구 역시 펫산업의 큰 시장이다. 이달 9, 10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15년 대구반려동물전'(대구펫쇼)에는 3만1천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벌써 9회째다. 대구펫쇼는 국내외 90개 업체가 530개 부스 규모로 참가해 펫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참가업체도 지난해 60개에서 올해는 90개로 늘어났다. 대구펫쇼는 국내 7개 펫전시회 중 최대 면적(1만543㎡)을 자랑하며, 국내 최고의 펫쇼로 자리매김했다.

대기업들도 돈이 되는 펫산업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CJ제일제당, 풀무원, 유한양행, 내츄럴코어 등이 사료업계에 진출했고, LG패션은 애견의류 브랜드 '헤지도기'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 도기파크 등도 애견동물을 위한 각종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펫산업 업계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으며, 실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애견시장은 상당기간 팽창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 최대의 펫숍, '대구 더펫숍'

대구도 전국 펫산업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해 3월 대구 중구 명덕로(남산동)에 문을 연 '더펫숍'(The Pet Shop)은 2천640㎡(약 800평) 규모의 펫 복합단지로 전국 최대 규모다. ▷펫 대형마트 ▷펫을 위한 힐링파크 ▷펫 카페 ▷동물병원 ▷호텔 및 훈련시설 ▷애완견 분양센터(해피 펫타운) 등의 복합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의 월 매출이 2억원대를 자랑한다.

더펫숍은 대구 펫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미 1호점 봉무점 '대박'을 시작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2호점 '내당점', 3호점 '칠곡점', 4호점 '경산점'을 차례로 열었다. 달서구 지역에 5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더펫숍 허윤정 매니저는 "14년 전 유기견(멍돌이)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펫사업에 눈을 떴는데, 남편(김종규)과 함께 다양한 펫용품들을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팔다 보니 이제는 작은 기업이 됐다"며 "펫산업은 앞으로 엄청난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330㎡(100평) 이상 규모의 대형마트인 '펫마트'도 2, 3년 사이에 대구에 10곳 가까이 생겨났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펫마트 비산점도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펫마트 비산점 윤푸름 주임은 "반려동물 관련 다양한 용품이 구비되어 있다"며 "손님들이 한번 올 때마다 적게는 2만∼3만원, 많게는 10만∼20만원어치를 구매하기 때문에 매출이 크게 오른다"고 말했다.

◆펫산업이 커지는 이유 '지갑 쉽게 열어'

펫산업이 커지는 이유는 그만큼 관련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요 증가의 이유로는 반려동물을 가족, 친구로 여기는 등 인식이 크게 바뀐 데다 인구 고령화와 독신가구 증가를 들 수 있다. 그만큼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사람이 늘어났으며, 소득수준이 늘어난 것도 펫산업의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사람들이 펫을 자식처럼 귀하게 여기기 때문에 쉽게 지갑을 여는 것도 펫산업 종사자들에겐 큰 힘이 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데 지출한 가구당 월평균 비용은 사료'간식비 5만4천793원, 용품구입비 3만5천528원 등 총 13만5천632원에 달했다. 2010년 3만3천972원에 불과했던 지출액이 4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애완동물을 위한 지출 비용이 커지면서 이를 겨냥한 새로운 시장도 잇따르고 있다. 1인 가구의 반려견을 위한 애견전문 방송을 비롯해 동물병원, 동물 장묘산업, 미용산업, 보험산업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식품시장 규모도 2012년 3천200억원에서 2020년에는 6천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펫숍 내당점 정연훈(33) 애견호텔사업부장은 "직업군인으로 있다가 제대한 후 펫산업의 미래를 보고 진로를 바꿨다"며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보다 갈수록 수요가 늘고, 일이 많아져 직업선택을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글 사진 권성훈 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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