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뚜렷한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아 '치명적 질환'으로 알려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환자가 경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 지역 병원에도 마침내 메르스 환자가 들어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메르스 공포'가 지역민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저항력이 약한 노인들 사이에서는 '병원 기피증'까지 나타나 메르스 조기 차단 방역을 요구하는 국민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메르스로 확진된 여성 환자 한 명과 의심 여성 환자 한 명 등 모두 2명이 경주의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경기도 평택의 한 병원에서 메르스 판정을 받았으나 최근 메르스 의심 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국가지정 격리 병상이 부족해지자 경주로 옮겨졌다.
경주의 해당 병원은 경북도 내에서 유일하게 국가지정 격리 병상(33개)이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확진 환자와 의심 증상을 보인 2명은 이날 오후 11시쯤 구급차를 타고 경주로 이송됐으며 의료진은 현재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막은 채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는 구급차에서 나온 뒤 곧바로 격리 병동에 입원했으며 현재 특별 관리를 받고 있다"며 "확산의 염려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껏 병원 내 감염은 일반병동에서 메르스 환자인지 모르고 진료했던 초기뿐이다. 격리 병동은 특정 질환을 대상으로 한 특수 진료체계이기 때문에 2차 감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감염 우려를 차단했다.
그러나 의료진의 확신에 찬 답변과는 달리 현재 메르스에 관한 소문은 인터넷 등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져 나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다음은 어디일까 무섭다'는 반응과 '다음 환자는 어느 지역으로 옮긴다더라' 등의 각종 억측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
청송의 H(75) 씨는 "수도권의 병원에 다니며 정기검사를 받는데 메르스 확산 소식에 병원으로 갈 엄두가 안 나고 자식들도 '지금은 병원에 가면 안 된다'고 말린다"며 "어느 병원에서 환자가 나왔다는 발표도 없으니 모든 병원에 대해 의심이 간다"고 했다.
한편 메르스 환자의 지역 내 치료와 관련, 경주시는 "지역민들이 걱정하는 바는 이해하지만 중앙정부와 병원, 질병관리본부 등과 합심해 더 이상의 확산이 이뤄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근거 없는 사실을 퍼뜨리거나 추측 등을 하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청송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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