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들었소' 종영…드라마는 끝났지만 찝찝함은 남아있다
'풍문으로 들었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현대극으로는 긴 호흡의 30부작 내내 시청자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풍문으로 들었소'. 그런데 그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3일 방송된 '풍문으로 들었소' 마지막 회에서는 스스로 갑이 되기를 포기한 서봄(고아성)과 한인상(이준)의 새 출발과 외로운 현실과 마주한 절대 갑 한정호(유준상), 최연희(유호정)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한정호와 최연희를 모시던 비서진들은 모두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인상과 서봄의 갑을 향한 반란과 갑을 던진 용기가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내심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들을 잡지 못한 최연희는 새로 일할 사람 면접에 딴지를 거는 것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같은 시각 한인상과 서봄은 사법고시 응시를 두고 다투게 됐다. 서로 상대를 배려하려한 마음 때문이었다. 이들의 진심을 안 박경태(허정도)는 한인상과 서봄의 사법고시 과외선생을 자처하며 후원자로 나섰다.
박경태의 후원을 받기로 한 한인상과 서봄은 한정호와 최연희를 찾아갔다. 한인상은 스스로 흔들릴 정도로 놀랐던 재산 상속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고 박경태의 후원금으로 공부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한인상의 폭탄 발언에 최연희는 눈물을 흘렸고 한정호는 유리를 깨트리며 분노했다.
시간이 흘러 한정호의 곁엔 아무도 없었다. 법무법인 한송에서 일하던 비서들도 하나둘 그의 곁을 떠났다. 안팎으로 오래된 사람은 하나도 없는 낯설고 외로운 환경에 놓이게 됐다.
그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한정호의 곁에 남은 사람은 양비서(길해연)였다. 그러나 한정호는 한트러스트가 위기에 처하자 양재화의 오빠를 꼬리로 내세웠고 그런 한정호의 태도에 양비서 역시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이날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양비서는 옛 동료들을 찾아갔다. 한정호의 수하였던 그들은 모두 한곳에 모여 살고 있었다. 서봄과 한인상, 그리고 서봄의 친정식구들까지 마치 한가족처럼 어울렸고 그런 이들의 모습에 양비서는 만감이 교차했다. 그러면서도 명확한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
이날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최연희는 결국 혼자 여행을 떠나겠다고 선언하며 낯설고 외로운 집을 빠져나왔다. 어느 날 한정호가 퇴근했을 때 그의 신발을 정리하고 문을 열어주며 그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사람은 있었지만 그를 진심으로 반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풍문으로 들었소'는 갑으로 분류된 한정호가 철저히 외로운 상황을 맞게 되고 을로 분류된 이들은 행복한 상황을 맞게 되면서 갑과 을의 극과 극 모습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환상의 콤비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가 다섯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드라마라는 사실에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거기에 주연 배우 유호정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언급했듯 갓 태어난 어린 아기마저 호연을 펼치면서 시청자의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블랙코미디라는 장르가 주는 새로움 역시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그러나 '풍문으로 들었소'를 보내며 뭔가 찝찝한 기운이 남았다. 결말이 주는 허무함도 그렇지만 끝까지 고집을 내려놓지 못한 갑을 향해 측은한 마음이 드는 것이 하나요, 부모의 외로움일랑 아랑곳없이 웃고 즐기며 새로운 사회를 형성한 을을 향해 반감이 드는 것 역시 이 둘이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풍문으로 들었소'의 매력이 바로 이처럼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어느 하나 쉽게 내어주지 않는 탄탄한 전개였다는 것이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혹자가 생각 했을 완벽한 결말을 내리지 못한 채 우리 곁을 떠났다. 그러나 '풍문으로 들었소'가 던진 이 시대 갑과 을을 향한 물음은 오래도록 시청자의 뇌리에 남을 듯 하다.
한편 이날 '풍문으로 들었소'는 11.1%(전국 기준. TNMS 제공)의 시청률을 기록해 월화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풍문으로 들었소' 후속으로는 성준, 유이, 박형식 주연의 '상류사회'가 방송된다.
뉴미디어부01 maeil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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