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이 포항 야구팬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삼성이 홈에서 펼치는 72경기 가운데 포항야구장에서 열리는 것은 10경기뿐인데, 그 두 번째 경기에서 이승엽의 국내 통산 400호 홈런포가 터진 것이다.
포항야구장은 이번 주 삼성과 롯데의 3연전이 시작된 2일부터 이승엽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진 사례를 빚었다. 인터넷 예매는 이미 하루 전에 매진됐으며 당일 현장 발매는 경기 시작 두 시간 전(오후 4시 30분)에 시작했지만, 오후 3시 이전부터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매표소 앞으로 모여들었다. 암표상들까지 등장해 외야와 특별석 등 몇몇 좌석은 웃돈을 주고 입장권을 구매할 정도였다.
관람석은 400홈런의 기대감에 홈팀 응원석인 1루 내야석보다 외야석이 먼저 매진됐다. 외야석이 잔디밭으로 이뤄져 특별한 지정석이 없는 포항야구장이라 관람객들은 일찌감치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외야 출입문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또 가운데보다는 좌타자인 이승엽이 홈런볼을 가장 많이 보내는 우측 폴대 가까이부터 사람들이 차곡차곡 들어찼다.
이승엽이 등장할 때마다 야구팬들은 큰 환호성을 보냈다. 외야석에서는 혹시라도 날아올지 모르는 홈런볼을 잡으려고 아예 일어서서 이승엽의 타석을 맞았다. 일부 단체 관람객은 앉으려고 가져온 돗자리를 펴 공을 받으려고 했다.
3회 말 이승엽이 친 공이 외야로 날아오자 관람객들은 하나로 함성을 질렀다. 마침내 공이 경기장 담장을 넘어가자 홈, 원정 팬 가릴 것 같이 포항야구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은 일어서서 한국 야구사의 대기록을 세운 이승엽을 축하했다.
외야 관람객 신현진(31) 씨는 "이승엽 선수가 하루 참았던 만큼 오늘은 꼭 홈런이 나오리라 믿었다"면서 "포항이 이승엽 선수에게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의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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