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 직전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은 구단 직원과 대화를 나누던 중 "2회를 기다려달라"고 이야기했다. 6번 타자인 만큼 첫 타석이 될 가능성이 큰 2회에 좋은 소식이 있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이승엽은 "2일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터뜨린 큼지막한 2루타로 타격감이 무척 좋아졌다"며 "바람 역시 전날과 반대로, 외야 쪽으로 불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승엽이 이닝과 타석 수만 다른 '예고 홈런'으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인 개인 통산 400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1995년 프로 데뷔 이후 1천559경기, 38세 9개월 16일 만에 세운 대기록이다.
이승엽은 이날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팀이 5대0으로 앞선 3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냈던 이승엽은 롯데 선발 구승민의 2구째 직구(시속 140㎞)를 힘껏 잡아당겼고,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 떨어졌다. 비거리는 120m로 기록됐다.
대기록이 마침내 수립되자 포항야구장에는 화려한 축포가 터졌고, 이승엽을 연호하는 팬들의 환호성이 메아리쳤다. 이승엽은 부인 이송정 씨와 두 아들, 아버지 이춘광 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기념비적 기록을 달성해 기쁨을 더했다. 4회 시작 전 공수 교대시간에는 전광판에 신기록 수립을 축하하는 '400'이라는 숫자가 찍힌 가운데 기념 꽃다발 증정식이 열렸다. 삼성 라이온즈 김인 사장과 류중일 감독, 주장 박석민, 원정팀 주장 최준석이 차례로 이승엽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고, 이승엽은 모자를 벗어 환호에 답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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