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째 주 서해의 다운 샷 조황은 예년만 못하다. 음력이 늦어서라는 말도 있지만 어자원 감소 탓으로 보인다. 지난 몇 년간 시즌이 되면 한 달 전에 예약해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던 선상 다운 샷. 한 번 출조에 초보, 고수 가릴 것 없이 1인 5수 이상의 광어와 마릿수의 우럭 조과를 보여주던 다운 샷은 최근 산란철 그물잡이와 무분별한 낚시인들의 욕심 탓에 서서히 조과가 줄고 있다. 그럼에도 5월의 마지막 출조 때 태안에서 93㎝급 광어를 포함해 배마다 약 20수가량의 광어와 마릿수 우럭의 조과를 보여주었다. 예년에 비해 적은 조황이지만 손맛과 입맛을 보기에는 충분하다.
◆바닥을 느껴라?
선상 다운 샷은 배를 타고 하는 낚시라 조류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선장의 신호와 함께 동시에 내린 채비는 배와 함께 움직인다. 낚시 좀 한다는 사람들은 적절한 고패질(낚싯대 끝을 올렸다 내렸다 하여 웜을 아래위로 움직여주는 행동)과 라인 운용을 통해 바닥을 읽으면서 채비를 움직이지만 초보자가 바닥을 읽는 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서툰 기술로 바닥을 읽으려고 하면 열에 아홉은 채비가 터진다. 그럼에도 인터넷에는 '선상 다운 샷 낚시를 잘하려면 바닥을 읽어야 한다'는 글이 대다수다. 무시하자. 선장의 신호와 함께 채비를 내리면 잘 풀려나가던 라인이 어느 순간 멈칫하게 된다. 이때 베이트릴의 썸바를 닫고 낚싯대를 위로 들었다 내려주자. 그러면 대 끝으로 '콩' 하는 느낌이 난다. 봉돌이 바닥에 완전히 착지한 상태다. 이때 릴을 2, 3바퀴 감아준다. 그러고 가만히 들고만 있으면 된다. 배의 움직임을 못 맞춘 고패질은 안 하느니 못하다. 파도의 영향으로 배가 뒤뚱거리면서 고패질은 자동으로 된다. 이때 낚싯대 끝을 보면 아래로 휜 상태고, 라인은 팽팽하다. 만약 대 끝이 일자로 되거나, 라인이 느슨해진다면 바닥에 채비가 닿은 상황이다. 혹은 처음과 같이 '콩' 하는 느낌이 로드에 전달된다면 역시 바닥에 채비가 닿은 상황이다. 이때 릴을 1, 2바퀴 정도만 감아주자. 그리고 또 기다리면 된다. 바닥에 채비가 닿으면 또 감아주자. 이렇게 반복하면 채비가 바닥에서 0.5~2m가량 떠서 배와 함께 일정하게 움직인다. 바닥 스트럭쳐에 의한 채비 손실도 줄이고 효과적인 웜 움직임을 연출할 수 있다.
◆챔질, 느끼지 말고 보라!
초보에게 어려운 점 중 하나가 바로 입질과 챔질이다. 로드 끝을 툭 하고 건드리는 느낌이 바닥에 닿은 것인지 수중 스트럭쳐에 부딪친 것인지 물고기가 입질한 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 조류가 강한 날에는 배가 빠르게 움직이면서 봉돌이 여기저기 부딪쳐 입질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권하고 싶은 방법은 낚싯대 끝을 보는 것이다.
초보 낚시인뿐만 아니라 낚시에 정통한 사람들도 선상 다운 샷 중 입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낚싯대 끝만 본다면 쉽게 입질을 알 수 있다. 채비를 내리고 바닥에 간신히 닿지 않을 정도로 감아 줬다면 배가 뒤뚱거리면서 낚싯대 끝이 일정하게 휘었다 펴졌다 하는 걸 볼 수 있다. 광어와 우럭의 예신은 규칙적인 낚싯대의 움직임을 깨고 2~4번 정도 아래위로 흔들린다. 본신은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낚싯대가 물속으로 처박힌다. 하지만 손끝에 집중하고 있다가 보면 본신을 놓치기 쉽다. 마치 새가 과일을 쪼듯 '토토토독' 하고 느껴지는 예신 가운데 분명히 본신이 있음에도 헷갈린다. 그래서 확실하게 대를 끌고 들어가더라도 손의 감각이 예신과 비슷해 챔질을 못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또한 광어와 우럭은 공격성이 강한 편이라 웬만해서는 처음 눈에 들어온 웜을 끝까지 따라와 먹는다. 간혹 본인의 채비에 예신을 보내다 바로 옆 사람에게 낚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본인 웜의 색상이나 봉돌과의 단차가 대상어의 마음에 안 든 경우니 대세를 따라 교체하자. 광어'우럭의 공격성에 낚시인이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챔질 타이밍을 몇 번 놓치더라도 기다리면 대 끝을 물속에 처박는 멋진 본신이 찾아온다.
◆랜딩은 천천히 일정한 속도로
방송을 보면 선상 낚시를 하는 프로들이 챔질 후 릴을 감으며 낚싯대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펌핑 기술을 선보이곤 한다. 이는 낚싯대를 들면서 고기를 제압해 수면으로 끌어올리고, 내리면서 줄을 감은 후 다시 낚싯대를 들어 수면으로 당기는 기술이다. 주로 대형 어종을 다룰 때 많이 보인다. 실제로 펌핑 대상 어종은 배를 움직일 만큼 차고 나가는 힘이 대단하다. 하지만 다운 샷 대상어인 광어'우럭은 그런 힘이 없다. 오히려 잘못된 펌핑으로 어렵게 챔질한 고기를 터뜨리는 일이 잦다. 그러니 챔질 후에는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릴을 감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랜딩에 성공하면 선장이나 사무장이 와서 뜰채로 고기를 건져 줄 것이다. 이때 절대 맨손으로 잡아서는 안 된다. 광어는 이빨이 날카롭고, 우럭은 등에 가시가 있다. 선장과 사무장이 다 알아서 해준다. 위의 팁만 알고 가도 선상 다운 샷 낚시를 훨씬 재밌고 알차게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탁하자면, 씨알이 신발보다 작은 어종은 우리 후손을 위해 풀어주자. 그리고 먹을 만큼만 잡아가자. 욕심을 부려 광어 수마리를 챙겨왔다가 처리하지 못해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보내는 분들을 자주 봤다. 돈이 아까워서? 본전이 중요한 게 아니다. 낚시인 한 명, 한 명의 실천이 모여야만 어자원이 보호되고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다.
이성호/한국낚시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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