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성모병원 "그 성모 아닙니다"

"우리 병원 아닙니다."

메르스 환자들이 입원'격리돼 있거나 치료받은 병원 이름이 일부 알려지면서 이와 비슷한 명칭의 애꿎은 병원들이 '메르스 병원'으로 오인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성모'라는 명칭이 들어간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 진료가 이뤄졌다는 소식이 3일 인터넷 등을 통해 퍼지면서 포항성모병원이 루머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포항성모병원은 하루 종일 업무가 마비되다시피 했다. 병원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가 포항성모병원을 찾아 치료받았다는 내용이 포항의 한 유명 인터넷 카페에 오르면서 3일 외래진료소에 수백 건이 넘는 전화가 걸려와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우리 병원이 아니라고 적극 해명했지만, 문의 및 항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해당 글은 3일 오후에서야 삭제됐지만, 이미지 실추 등 병원이 입은 피해는 엄청나다"고 울상 지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SNS를 통해 지인들에게 포항성모병원을 찾지 말라는 당부 글까지 퍼뜨리는 바람에 병원이 큰 손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문제의 글을 캡처해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병원 관계자는 "보건복지부나 정부가 보다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것이 안 되다 보니 애먼 병원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구미의 순천향대 구미병원도 3일 메르스 의심 환자 1명이 치료 중이라는 '괴소문'이 확산되면서 병원 관계자들이 하루 종일 확인 전화를 받느라 몸살을 앓았다.

병원 측은 소문이 수그러들지 않자 병원 홈페이지에 '본 병원은 메르스 의심(확진) 환자가 방문한 적이 없다'는 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구미에는 메르스 확진이나 격리 환자가 한 명도 없다. 그런데도 사실 확인 없이 무책임하게 확산되는 메르스 괴담에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강력 요구했다.

구미 이창희 기자 lch888@msnet.co.kr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