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메르스 확진 환자 없는데도…불안감에 병원 발길 반토막

종합병원도 환자 급감

메르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3일 대구국제공항 여행객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메르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3일 대구국제공항 여행객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여파로 아파도 병원을 찾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메르스의 확산 고리가 의료기관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병원 기피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구시내 의료기관을 찾은 메르스 감염 확진 환자가 한 명도 없는데도 시민들은 불안감에 병원으로의 발길을 뚝 끊고 있다.

메르스 의심 환자 2명(2명 모두 음성 판정)이 검사를 받은 대구의 A병원은 최근 외래 환자가 크게 줄고, 입원 환자도 속속 퇴원하고 있다. 이 병원의 외래 환자는 하루 평균 560명이었지만 메르스 여파 이후 260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입원 환자도 지난 1일 550명에서 이튿날 450명으로 100명이나 빠져나갔다.

특히 소아과 경우 하루 평균 120명의 외래 환자가 찾았지만 3일에는 20명으로 줄었고, 이번 주에 예약됐던 영유아검진도 100% 취소됐다.

다른 상급종합병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경북대병원은 지난달 26일 3천815명이던 외래환자 수가 메르스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온 지난 1일 3천438명으로 떨어졌고, 2일에는 2천839명으로 줄었다.

영남대병원은 메르스 발생 초기였던 지난달 20~26일 응급의학과를 찾은 환자가 613명이었지만, 메르스가 확산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 사이에는 507명으로 106명이 감소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도 1일 3천247명이던 외래환자 수가 2일에는 2천674명으로 줄었다.

계명대 동산병원 관계자는 "특히 소아과의 경우 한 달 뒤에 예약돼 있던 환자가 진료 날짜를 당겨 달라거나, 아예 뒤로 미뤄달라는 문의도 적지 않다"면서 "특히 격리병상이 있는 A병원에서 옮기고 싶다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의료기관에 대한 불안감이 큰 가운데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메르스 확진 환자들이 머물렀던 병원 명단이 떠돌아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충북의 KTX오송역에는 2일 메르스 확진 환자 최초 발생 지역과 접촉 병원 명단이 담긴 '메르스 예방지침' 안내문이 붙어 논란을 빚었다. 또 SNS를 통해 각 지역에 메르스 환자가 거쳐 간 병원이라는 명단과 함께 병원 방문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대구경북에 명시된 병원들은 국가지정격리병동이 마련된 병원들로 메르스 확진 환자 1명이 경북의 국가지정격리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을 뿐, 다른 병원에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전무하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해 메르스 환자가 있는 것처럼 소문이 확대되면서 환자가 격감하는 등 피해가 극심하다"면서 "환자들과 내원객들을 상대로 안전하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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