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1999년 이승엽을 위한 첫 기념구를 제작했다. 그해 5월 5일 현대전에서 터뜨린 한국프로야구 최연소 100호 홈런을 기념한 공이었다. 이승엽의 당시 나이(22세 8개월 16일)와 친필 사인, 구단 로고가 인쇄돼 있다.
구단은 당시 100개를 한정 제작해 팬들에게 판매했다. 하지만 이 공은 찾아보기가 무척 어렵다고 한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승엽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하리라 예상하지 못한 탓에 대부분 보관하고 있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집가 김 모(42) 씨는 "100호 홈런 기념구는 매우 희귀한 편에 속해 시장에 나온다면 최소 3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이승엽이 3일 쏘아 올린 국내 개인 통산 400홈런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일단 프로야구 동호회 회원들은 최소 3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당분간 이 기록을 넘어설 타자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2003년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작성한 이승엽의 시즌 55호 홈런공은 경매에서 낙찰가가 1억2천500만원까지 올랐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이승엽의 통산 300호 홈런공은 1억2000만원에 사들인 국내 기업인이 2013년 7월 구단에 기증했다.
이와 관련,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의 400홈런공의 가치가 10억원은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관심이 쏠렸다. 류 감독은 "한국은 경매 문화가 아직 발달하지 않았지만, 세월이 흐르면 (홈런공의) 가치를 측정하기 힘들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메이저리그에서는 야구공이 여러 차례 경매에 등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야구공으로 알려진 마크 맥과이어(52'당시 세인트루이스)의 1998년 70호 홈런공은 300만달러에 팔렸다. 그해 맥과이어가 1961년 로저 매리스(1934∼1985)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61개)을 깨고 홈런 70개로 시즌을 마감했던 그 공이다. 1933년 처음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베이브 루스(1895∼1948)가 때린 '올스타 1호' 홈런공은 80만5천달러에 팔린 바 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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