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이언스 "이렇게 빠른 전파 처음…한국서 메르스 바이러스 변이된 듯"

세계적 바이러스 전문가·기관 원인 분석

4일 오후 대구 달서구보건소에서 전신보호복과 N95마스크, 안면보호구 등을 착용한 직원들이 유사시 의심환자를 지정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한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4일 오후 대구 달서구보건소에서 전신보호복과 N95마스크, 안면보호구 등을 착용한 직원들이 유사시 의심환자를 지정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한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국내에서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관련, 국내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이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급속도로 메르스 환자가 확산된 이유가 전파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이된 메르스 바이러스 때문이라는 것이 일부의 주장이다.

바이러스 전문가인 말릭 페이리스 홍콩대 교수는 "외래 유입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한국에서 두드러지게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이 바이러스가 어떤 변이를 겪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이리스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의 원인임을 밝혀내는 데 핵심적 역할을 맡았던 학자다.

그는 또 "연구자들이 가능한 한 빨리 바이러스를 특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바이러스의 완전한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를 파악하는 것 또한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스'도 전날 온라인판 기사를 통해 한국의 메르스 전파 사례를 다루면서 '슈퍼 전파사건이 한국에 메르스의 폭발을 가져왔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1명의 첫 감염이 유례없는 다수의 2차 감염으로 이어진 데 대한 과학자들의 분석을 인용한 것.

외국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초기에 바이러스가 전파된 경우는 있지만, (한국에서의) 이번처럼 환자 1명이 20명을 훌쩍 넘는 의료진과 환자를 감염시킨 전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메르스를 담당하는 피터 벤 엠바렉은 "이런 '슈퍼 전파'에 대한 가장 간단한 설명은 병원의 감염 통제 조치가 미흡했다는 것"이라며, "다만 한국에서 초기 3일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또 "첫 환자가 다른 계통의 바이러스를 보유했거나 한국인이 다른 인종에 비해 메르스에 걸리기 더 쉬울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편 우리나라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메르스 유전자 변이 분석 결과를 이르면 5일 발표할 예정이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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