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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은밀한 유혹 / 트립 투 이탈리아 / 령

'은밀한 유혹'
'트립 투 이탈리아'
'령: 저주받은 사진'

'은밀한 유혹'

1954년에 발표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프랑스 소설 '지푸라기 여자'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인간 욕망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인물 간 정교한 심리 묘사로 인해 강렬한 서스펜스를 선사하는 소설이다. 최고의 반전을 다룬 완전 범죄 소설인 이 작품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스테디셀러로 꾸준하게 읽힌다. 1964년에 숀 코네리와 지나 롤로브리지다 주연으로 이미 영화화된 적이 있다. 윤재구 감독이 현대적으로 각색한 '은밀한 유혹'은 원작의 기본 모티브를 가져올 뿐, 주제와 캐릭터는 완전하게 변주한다. 빚쟁이에게 쫓기는 신세인 지연(임수정)은 마카오의 술집에서 서빙을 하며 지내지만 그녀의 급여로 빚을 갚기엔 역부족이다. 어느 날 그녀는 마카오 부호의 간병인을 모집한다는 전단을 보고 솔깃해진다. 지연의 도전을 반긴 사람은 젊은 미남 성열(유연석)이다. 성열은 회장(이경영)의 아들이자 유능한 비서로, 지연에게 아버지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와 결혼을 한 뒤 재산을 자신과 반으로 나눌 것을 제안한다.

'트립 투 이탈리아'

2003년에 아프간 난민캠프 소년의 행로를 다룬 '인 디스 월드'(2003)로 베를린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영국을 대표하는 감독인 마이클 윈터보텀이 자신의 TV시트콤 '더 트립'(2010)을 영화판으로 만든 작품이다. 롭 브라이든과 스티브 쿠건은 잡지 '옵저버'의 청탁을 받고 이탈리아 도시들과 그곳의 레스토랑, 낭만파 시인 바이런과 셸리의 흔적을 취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두 사람은 자신의 커리어, 영화와 음악, 인생에 관하여 대화를 나누며 6일간 이탈리아 곳곳을 돌아다닌다.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진다. 정치색이 짙은 도전적이며 논쟁적인 영화들을 만들어오던 윈터보텀 감독이 이번에는 한 템포 쉬어 아름다운 풍광과 식도락을 즐긴다. 영화는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두 사람의 풍성한 대화로 여행과 식도락의 흥미를 자극한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대화 중간에 짤막하게 삽입하여 시청각 위에 미각을 돋운다. 먹고 마시고 생각하는 이탈리아 여행이 흥미진진하다.

'령: 저주받은 사진'

'링' '착신아리' 등 호러 걸작들을 만들어온 가도카와 픽처스 제작에, '주온: 원혼의 부활'(2009)의 아사토 마리가 연출했다. 일본 게임회사 고에이 테크모에서 만든 동명 호러 게임을 오오쓰카 에이지가 소설로 리메이크한 '령 제로: 여자아이만 걸리는 저주'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엄청난 미모에 노래까지 잘하는 아야(나카조 아야미)는 다른 친구들의 동경의 대상이다. 아야가 일주일째 방에서 나오지 않자 기숙사엔 그녀가 저주에 걸렸다는 소문이 돈다. 아야를 좋아하던 카스미(야마야 가스미)는 자정이 되는 순간 그녀의 사진에 키스를 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카스미가 사라진 이후 학생들은 뭔가에 홀린 듯이 아야의 사진에 키스를 하려 들고, 자정에 키스한 사람은 죽음에 이른다. 키스를 하지 않은 미치(모리카와 아오이)는 사진에 걸린 저주의 원인을 찾아 나서는데, 사진 속 인물이 아야가 아님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다. 퀴어 소재를 미스터리 호러 형식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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