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르스 덮친 내수 살리기…기준금리 낮추나

5월 지표 한계상황에 돌발 악재까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대한 공포가 내수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수출 부진에 내수 침체 조짐까지 보임에 따라 한국은행의 6월 기준금리 조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조심스럽게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금융권에선 지난 4월 산업생산이 부진했던 데다 5월 수출실적마저 저조했기 때문에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메르스라는 돌발 악재까지 겹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향후 금리 조정 기조를 묻는 질문에 "앞으로 경제 지표와 여러 리스크 요인이 국내 거시경제 금융 안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향후 수출과 내수 상황을 어떻게 전망하느냐가 관건이다.

메르스 확산에 대한 공포가 내수시장에 미칠 후폭풍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산업계에선 메르스 확산이 해외 여행객 및 가계의 소비 감소로 이어져 내수 침체를 낳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통'의류'화장품'음식료 등의 업종이 타격을 받고 중동시장에서 수주를 하는 건설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여파에 버금가는 정도의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전을 면치 못하는 수출기업도 금리 인하를 기다리고 있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일본 기업들이 수출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을 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향후 기준금리 조정 요소로 언급했던 경제지표(산업생산 및 수출 부진)와 여러 리스크(메르스 변수) 요인이 모두 금리 인하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금리 조정에 더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내수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금융기관의 예금금리도 함께 내린다. 예금 이자에 만족하지 못한 고객들이 은행을 등지면서 시중에 돈이 풀린다. 시중에 돈이 더 풀리면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낮아져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은 높아진다. 더 나은 수익률을 찾아 주식시장을 찾는 돈이 많아지면서 증시는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다. 기업은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지불해야 하는 이자가 적어지기 때문에 투자에 더 힘을 쏟을 수 있다. 이른바 통화정책(금리 인하)을 통한 경기 부양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미 감당하기 힘들 만큼 불어난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우려가 있다. 정부는 국내 가계부채 규모가 아직까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보다 부채가 더 늘어날 경우 견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불어 미국이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국내에 투자된 외국자본을 붙잡아 둘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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