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청 코 앞, 38층 오피스텔 짓나

부동산개발업체가 사업 신청

대구시청 앞마당에 1천여 실 규모의 오피스텔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대구에 들어선 오피스텔 중 최대 규모다.

사업 승인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중구청은 극심한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대구시도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 부동산개발업체가 얼마 전 중구청에다 중구 동인1가 시청 앞 약 3천630㎡ 부지에 오피스텔 1천여 실(38층)을 짓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중구청은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한 사업자가 시청 앞에 38층 높이의 대규모 오피스텔을 짓겠다고 문의해 적잖이 놀랐다. 현재 대구시와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허가권을 갖고 있는 중구청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구청이 반대하는 이유는 시청 이전과도 관련이 있다는 후문이다. 과거 시청사 이전을 두고 용역까지 실시하면서 논의를 본격화했으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결과를 덮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 코앞에 초고층 오피스텔이 들어서게 된다면 결국 시청사 이전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다.

중구청 한 관계자는 "교통지옥 등의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시청이 옮겨가서 도심 공동화의 빌미를 제공한다면 구청으로선 반대하는 것이 정상 아니냐"고 되물었다.

대구시는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다소 부정적 견해를 내놨다.

시 관계자는 "아직 오피스텔 사업이 청사진에 불과하다"고 전제한 뒤 "건립 자체를 법적으로 제재할 수단이 없지만 교통영향평가, 건축심의 등 따져야 할 부분은 꼼꼼히 살피겠다"고 했다. 21층 이상 건물은 용도에 상관없이 대구시 건축 심의를 받아야 한다.

교통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미 이 일대는 대형쇼핑몰, 호텔, 상업빌딩이 밀집한 상습정체 구간인 데다 10월 사업지 인근의 화성파크드림시티 오피스텔(928실)까지 입주를 앞두고 있어 교통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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