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징역민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메르스 환자가 거쳐 간 경기도 평택의 한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은 고교생 6명이다.
지역민들의 첫 감염 의심 사례가 나온 것은 물론, 그동안 감염 대상이 되지 않았던 10대 청소년들이라는 점에서 메르스로 확진되면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같은 학교 학생 3명이 감염 의심 사례로 분류되면서 800여 명에 이르는 해당 학교 전교생이 격리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4일 오후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메르스 확진 환자는 36명으로 첫 3차 감염 사망자가 나오는 등 3명이 메르스로 숨졌다.
◆고교생 6명 격리 조치
경북도'구미시는 경기도 평택의 한 병원을 방문했던 구미 한 고교생 3명이 3일 밤부터 열이 나는 등 감기 증세를 보여 해당 지역 보건소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들을 포함한 이 학교 학생 6명은 채용박람회가 열린 평택을 찾았고, 메르스 환자가 거쳐 갔던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보건당국은 고열 증상을 보인 1명을 집이 있는 영천보건소를 거쳐 경북의 국가지정격리병상에 격리 조치했다. 이 학생은 격리병상에서 진행된 1차 유전자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48시간 후에 2차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 학생의 가족들도 자가격리 조치됐다.
미열이 난 2명은 구미의 한 병원에 격리 조치됐다. 이들과 같은 방을 쓴 고교생 등 2명은 증상이 없어 학교 보건실에 격리됐고, 여학생 1명은 자택에 격리해 증상 발현 여부를 관찰 중이다.
구미시보건소는 이들 6명의 검체를 채취해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메르스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는 5일 오전 중 나올 예정이다. 이들은 경기도를 방문한 이후 며칠 간 특별한 증상이 없었고, 질병관리본부의 격리자 범주에 해당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학생들의 외출과 외박을 금지했다.
해당 학교 교장은 "질병관리본부의 격리 대상은 아니었지만 보건소와 함께 증상 발현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찰했다. 의심환자 학생 가운데 1명이 다소 열이 있고 목이 붓는 정도지만 만약에 대비해 선조치했다"면서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지만 다른 학생들은 전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확진 여부에 따라 메가톤급 파장
고교생들이 메르스 확진으로 판정나면 지역 사회에 미칠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우려된다. 충청권까지 내려왔던 메르스가 경북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전국 규모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10대 의심 환자라는 점은 메르스의 변이 가능성을 높여 향후 방역을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메르스 감염자는 60대 이상이 가장 많았고, 10대 이하 환자는 전무했다. 만약 이들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세계적으로 극히 드문 10대 감염 사례가 된다.
학교에서 오랜 시간 함께 지내는 동급생들이 감염될 확률도 높아지면서 3차 감염자가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이 학교 학생 800여 명이 모두 기숙사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전교생이 격리 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 가족들까지 관찰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격리 대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된다.
정창구 기자 jungcg@msnet.co.kr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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