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생이 만든 한식인연…프랑스 조리학교와 공동 수업

2년 전 상서고 제공 만찬에 감명

상서고 해외 교류 담당인 이창호(왼쪽) 교사와 프랑스 드크레토고 비비안 자머렝 교장이 지난달 말 직업 교육 교류 협약서를 교환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상서고 제공
상서고 해외 교류 담당인 이창호(왼쪽) 교사와 프랑스 드크레토고 비비안 자머렝 교장이 지난달 말 직업 교육 교류 협약서를 교환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상서고 제공

대구 고교들이 해외 교류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성화고인 상서고등학교(교장 이난조) 관계자들은 지난달 말 프랑스를 방문, 드크레토(Jean Baptiste Decretot)고등학교(교장 비비안 자머렝)와 직업 교육 교류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드크레토고는 파리시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루앙시교육청 산하의 조리 명문고다.

이번 협약이 맺어지게 된 계기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프랑스 교육계 관계자들이 대구시교육청을 방문했을 때 상서고가 제공한 환송 만찬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당시 만찬에서 선보인 요리는 상서고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구절판 등 전통 한식. 프랑스 교육계 관계자들은 음식을 맛본 뒤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후 직업 교육 교류를 해보자는 데 뜻을 모으며 상서고와 교류가 가능한 프랑스 내 고교를 찾기 시작했고, 그 같은 노력은 이번 협약으로 이어졌다.

이번 협약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전국 최초로 화상 조리 수업 교류를 실시한다는 점. 상서고가 궁중 음식을 포함한 전통 한식 조리 수업 영상을 준비하고 드크레토고가 프랑스 가정식을 포함한 전통 프랑스 조리 수업 영상을 마련해 서로 교환, 실습하는 시간을 갖는 형태로 수업 교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교환 실습 수업을 운영하는 데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해 9월부터 내년까지 두 학교 학생 각 2명이 교환학생으로 상대 학교에 3개월간 다니며 조리 실습을 하게 된다.

상서고는 이번 협약을 통해 양국 조리 문화를 교류하는 한편 한식의 우수성을 유럽에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서고의 해외 교류 담당인 이창호 교사는 "이번 협약을 위해 조리 전공 교사들과 비빔밥을 만드는 수업 동영상을 준비해 가져갔는데 프랑스 측 교사들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고 학생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두 학교의 교류가 꾸준하고 깊이 있게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성광고등학교(교장 박운용)도 해외 교류 사업에 발을 디뎠다. 지난달 말 대만 도원시립수산고급중학교(교장 진승리)와 교류 협약을 맺었다. 이날 교사와 학생 등 34명으로 꾸려진 도원시립수산고급중학교 교육여행단은 성광고를 찾아 협약서에 서명한 뒤 학교를 탐방했다. 성광고 측은 '새나리' 중창단과 댄스 동아리 '제넥스'의 공연으로 대만에서 온 일행을 반겼다. 도원시립수산고급중학교 학생들은 우리 말로 학교를 소개하고 한국 대중가요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성광고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국제적인 감각, 언어 소통 능력을 키울 기회를 제공하는 등 국제화 교육의 첫 걸음을 뗀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다양한 교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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