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대구 의료관광 취소"…메르스 공포에 일정 연기 요구도 이어져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확산 추세가 활기를 띠는 대구의료관광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된다.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메르스 감염 추이 속에서도 대구는 아직 '메르스 안전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메르스 공포 때문에 의료관광 손님인 중국인들이 대구 일정을 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대구의료관광은 올 한 해, 전에 없는 호황을 거둘 것으로 기대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5, 6월에만 3천여 명이, 연말까지 5천여 명의 중국인들이 피부, 미용, 건강검진을 위해 4, 5일 일정으로 대구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상황이 반전하고 있다.

8일 대구시에 따르면 3박 4일 일정으로 4일 중국 광저우에서 출발하려던 의료관광객 31명 중 6명이, 5일에는 중국 우안에서 오려던 40명 중 5명이 현지에서 대구 방문을 취소했다. 8일에도 예정된 35명 중 2명이 현지에서 발길을 돌렸다. 이들은 대구의 의료기기 업체가 중국 현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꾸린 피부'미용 의료관광단이었다.

이 의료관광단의 국내 일정을 담당하는 여행사 관계자는 "항공기 발권을 다 해놓은 상황에서 취소자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2003년에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공포를 경험한 적이 있어 한국의 메르스 확산 사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이달 중 중국에서 1천여 명이 더 들어올 예정인데, 자칫 메르스가 지역 감염으로 퍼진다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또 다른 대구의 의료관광 전문 여행사에도 일정 취소가 발생하고 있다.

이달 4일 대구를 찾으려던 중국 창사의 의료관광객 60여 명이 메르스를 우려해 이틀 전에 대구 방문을 돌연 취소했고, 이달 24일로 예정된 70여 명의 중국인 의료관광단도 현재까지 대구 방문에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달 말 중국 현지 언론사 관계자들이 대구 의료관광 팸 투어를 다녀간 후 반응이 좋아서 가족까지 데리고 오기로 했었는데 혹시나 하는 분위기 때문에 연기가 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특히 메르스로 인해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한 고령의 중국인 의료관광객들 사이에 한국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사)대구의료관광진흥원 박인규 본부장은 "이달 들어 중국인 의료관광단 일부가 일정을 연기하는 추세"라며 "대구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위생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배포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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