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경력 30년의 윤모(58) 씨는 며칠 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 자정쯤 달서구에서 술취한 10대 남학생 3명을 차에 태우고 수성구 범어동까지 운행했는데 학생들이 목적지에 도착하자 요금 2만6천원을 내지 않고 도망을 간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중 한 명이 스마트폰을 내리고 달아난 탓에 윤 씨는 이들의 부모들에게 연락해 요금을 받을 수 있었다.
윤 씨는 "최근 들어 요금을 내지 않고 도망가는 사례가 몇 차례 있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아 뒤늦게라도 요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대부분 요금을 못 받는다"고 말했다.
불경기로 손님이 줄어든 택시 기사들이 무임승차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무임승차 등의 혐의로 지난해 대구에서 처벌을 받은 사례가 1천90건이나 된다"며 "기사와 합의를 보거나 훈방 조치되는 사례도 많은 것을 감안하면 무임승차가 빈발하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무임승차는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무임승차 수법도 다양하다. 택시기사 손모(58) 씨는 "얼마전 술취한 사람이 아파트에 들어가 돈을 가져오겠다고 말한 뒤 자취를 감춰버린 적이 있고 요금을 무조건 못 주겠다고 버티는 경우도 여러 차례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택시 기사는 "한 번은 늦은 시간에 술 취한 젊은 승객이 경산 하양읍의 한 으슥한 골목으로 가자고 하더니 요금 2만원이 나오자 '받고 싶으면 따라 내리라'고 해 겁이나 내려주기만 하고 돌아왔다"고 털어놓았다.
무임승차 등으로 처벌을 받는 사례도 상당하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