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중소 제조업체가 체감한 제조원가는 6% 이상 올랐음에도 납품단가는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8일 발표한 '중소 제조업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13∼22일 국내 중소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2013년 제조원가를 100으로 봤을 때 올해 제조원가는 106.2로 6.2% 상승했다. 노무비(107.4)'경비(106.5)'재료비(103.6) 등이 전체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원가 인상 요인으로는 '노무비 인상'을 꼽은 기업이 46.6%로 가장 많았다.
이에 비해 납품단가는 지난해 99.2, 올해 98.6으로 2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의 61.7%는 납품단가가 '적정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평균적으로 17.2%는 올라야 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의 납품단가가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다른 업체와의 가격 경쟁으로 인한 납품가격 인하(49.7%)를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조사에 참여한 업체 가운데 48.7%는 납품단가를 올려달라고 요청한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거래가 끊길까 봐 우려(26.0%)하거나 인상 요청이 수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24.7%)했기 때문이라고 업체들은 답했다.
중소 제조업체들은 거래를 할 때 '일정 기간 일감(납품물량) 보장'(37.0%), '납품단가 제값 받기'(31.3%), '납품대금의 신속한 현금 결제'(19.0%) 등을 원한다고 답했다.
정부에는 '주기적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25.3%),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대한 처벌 강화'(25.0%),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21.7%) 등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업체들은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 활성화를 위해 '신원 노출 시 원 사업자와의 거래관계 유지 방안 마련'(44.7%), '위반행위 적발 시 처벌'피해자 보상 대안 마련'(28.0%)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구의 한 자동차 부품금형 업체 대표는 "경기가 호전되면서 납품단가가 소폭 오르고는 있지만 물가 상승 추세에는 못 미치다 보니 실제로는 납품단가가 떨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정욱조 중소기업중앙회 성장지원실장은 "지난해 공정위가 대금 지급 실태를 집중 점검하는 등 불공정 행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납품단가 제값 받기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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