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최모(55) 씨는 입안이 따끔거리는 통증에 시달렸다. 혀와 입안에 불이 난 것처럼 얼얼했고, 입안은 늘 말라있는 느낌이 들었다. 불쾌함에 시달리던 최 씨는 병원에서 '구강작열감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를 받은 후에야 일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입안에 별다른 상처가 없는데도 혀나 입안 점막, 입천장이 몹시 아픈 증상을 말한다. 겉으로는 표시가 나지 않지만 하루 종일 화끈거리는 통증이 지속되거나 쑤시거나 얼얼한 느낌을 받는다. 입안이 계속 마르고, 금속성의 나쁜 맛이 느껴지는 등 다양한 증상으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폐경기 전'후 여성에 흔해
구강작열감증후군은 55세 이상 성인 남녀의 14.3%가 경험했을 정도로 비교적 흔한 증상이다.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고, 주로 폐경기 전후의 연령대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빈혈이 있는 경우, 특정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구강건조증이 있는 경우에도 비교적 많이 나타난다. 불안이나 우울감 등 심리적 상태가 불안정한 경우에도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주로 혀 앞부분이 화끈거리는 경우가 많지만 입천장이나 입술, 입안 점막, 잇몸 등에서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주로 3가지 형태로 구분된다.(표 참조) 우선 아침에는 비교적 증상이 없지만, 오후로 갈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유형으로 기존 전신질환이나 영양결핍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환자 중 절반 이상은 하루종일 통증이 지속되는데 주로 심리적 요인과 관련이 있다. 구강 알레르기와 관련된 경우 불규칙하게 통증이 나타난다.
◆신경계 이상이나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하진 않다. 그중에서도 말초신경계의 감각수용 변화나 중추신경계의 이상기능, 여성호르몬의 불균형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말초신경계의 경우 환자의 혀에 감각을 느끼는 신경분포가 정상인보다 줄고, 감각을 느끼는 세기도 달라진다. 혀의 미각과 일반감각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뇌에 있는 중추성 조절반응이 정상인보다 감소하는 등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기거나, 폐경기 여성의 경우 신경을 보호하는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도 쉽지 않다. 따라서 원인으로 의심되는 문제들을 하나씩 차례로 해결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전신질환이나 특수 영양소의 결핍이 의심될 경우 혈액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구강건조증이나 미각이상, 구강 알레르기 반응 등을 확인한다.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간단한 심리 검사를 통해 관련성을 확인한다.
뚜렷한 원인을 찾기 어려울 경우에는 신경을 진정시키는 국소 또는 전신 약물치료를 하게 되는데 상당수의 환자에게서 효과가 나타난다.
변진석 경북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구강작열감증후군은 진단하기가 까다롭고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꾸준한 환자교육과 약물치료, 심리상담을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도움말 변진석 경북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