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창업에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CEO의 뚜렷한 창업 비전과 지속적인 실현 프로세스를 갖춰야 합니다."
9일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에서 만난 이유택(46) 미국 보스턴대 교수(생산전략 전공)는 "미국, 유럽,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 단기적 목적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인 창업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대구시 초청으로 보스턴대학 MBA의 외국인 학생 6명을 인솔해 8~17일 ㈜디지엔터테인먼트, ㈜알엔웨어, 고퀄 등 3개 업체에서 인턴십에 참가한다. 이 교수는 10일부터 지역 소프트웨어'IT 기업,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과 혁신'이라는 주제로 세 차례 강연을 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10일간 다녀온 중국의 창업 현장부터 화제로 올렸다. "상하이의 '영웅(HERO) 센터'가 인상적이었어요. 먼저 성공한 스타트업이 다른 창업기업의 육성을 위해 빌딩 3개(64개 업체)에 스타트업 단지를 만들었더군요. 스타트업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접목하는 생태계는 큰 잠재력을 가질 겁니다."
보스턴대학에서 MBA와 박사학위를 받고 3년 전부터 보스턴대 강단에 서고 있는 이 교수는 기업가정신 분야 전문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창업자들에게 비전을 명확히 할 것을 먼저 주문했다. "많은 청년 창업자들이 사회적 가치 같은 거창한 비전을 얘기하는데, 그 실현에는 구체적인 실행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시장의 범위를 고객 위주에서 사회 전체로 확대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평소 사회현상이나 이슈 등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기회를 포착하는 날카로운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남다른 방식의 경영을 하는 스타트업은 대기업들도 눈여겨본다고 했다.
미국이나 유럽이 글로벌 시장의 전부가 아니라고도 했다. "창업 선진국에선 그다지 혁신적이지 않은 아이디어가 개발도상국에선 더 혁신적일 수 있습니다. 시장 분석도 단기간의 조사로 리포트를 내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직접 해당 국가의 시장과 부딪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창업자 개개인에 대한 지원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자본을 구축한다는 생각으로 창업 플랫폼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특히 대구는 스타트업 도시로서의 역동성이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만큼 이런 창업 플랫폼을 잘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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