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르스 '진정 vs 확산' 주말 분수령

전문가 소강 국면 진단에도 국민 불안감은 여전

9일 권영진 시장이 대구시가 지정한 메르스 전담 병원인 대구의료원을 방문하자 의료진이 메르스 감염 의심 응급환자 분류소에서 질병관리본부의 메르스 대응 매뉴얼대로 방호복과 고글을 착용하고 권 시장의 발열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왼쪽) 그런데 권 시장이 의료진을 격려한 후 현장을 떠나자마자 의료진은 방호복을 벗은 상태에서 응급환자 분류소를 찾은 시민의 열을 측정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9일 권영진 시장이 대구시가 지정한 메르스 전담 병원인 대구의료원을 방문하자 의료진이 메르스 감염 의심 응급환자 분류소에서 질병관리본부의 메르스 대응 매뉴얼대로 방호복과 고글을 착용하고 권 시장의 발열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왼쪽) 그런데 권 시장이 의료진을 격려한 후 현장을 떠나자마자 의료진은 방호복을 벗은 상태에서 응급환자 분류소를 찾은 시민의 열을 측정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진정 국면'과 '전국 확산'의 갈림길에 섰다. 메르스 확진 환자 수는 확연히 줄었고, 잠복기를 감안하면 환자 발생은 이번 주말이면 숙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경유지였던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확진 환자들이 거쳤던 의료기관이 계속 늘면서 확산 우려도 적지 않다. 상태가 불안정한 환자가 10명이나 되고 대다수가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아 추가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아랍에미리트(사망자 10명)를 넘어 사망자 수 세계 2위가 될 가능성도 크다.

잠복기를 감안하면 메르스가 통제 가능한 수준에 머물지, 확산될지는 이번 주말에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 통제 가능한 수준에 들어왔나?

메르스 확진 환자 증가세는 한풀 꺾인 상태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가 크게 줄면서 '2차 유행'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9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 환자는 4일 5명에서 7일 23명으로 사흘 만에 4배 이상 늘었다가 8일 8명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보건당국은 평택성모병원의 '1차 유행'에 이어 지난달 27∼29일 서울 강남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14번(35) 환자가 다수 방문자를 감염시키면서 '2차 유행'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확진 판정일 기준으로 '2차 유행'의 정점은 지난 7일이었다.

실제로 7일 발생한 확진자 23명 가운데 17명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했다. 반면 이날 추가 환자 중에서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는 1명도 없었다. 대책본부는 메르스 잠복기가 2∼14일인 만큼 삼성서울병원의 추가 환자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도 메르스 확산이 진정 국면의 기로에 서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메르스가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한 수준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 지역사회 전파가 없고, 확진 환자에 대한 완전 격리와 관찰대상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번 주말이 지나면 진정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3차 유행 오나

그러나 이번 주말쯤 '3차 유행'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전국구' 병원인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서 메르스 감염이 발생했고, 추가 감염자도 2명이나 생겼기 때문이다. 메르스 환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여러 병원을 전전한 점도 확산 가능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76번(75'여) 환자는 지난 5, 6일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과 서울 성동구 건국대병원을 각각 방문했다. 지난달 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머물렀던 89번 환자는 전북 김제시에서 병의원 3곳을 잇따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거친 90번 환자도 3일 충북 옥천군 옥천제일병원, 6일 옥천성모병원 등에서 진료를 받았고, 을지대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더구나 서울 강남 한복판인 서울성모병원에서도 메르스 환자가 나왔다. 이 남성은 지난달 27~30일 부인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했을 당시 간병하다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7, 28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병실에서 전염된 94번 환자는 고령자가 많은 요양병원을 거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메르스 잠복기를 고려할 때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이번 주 중에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이 경우 메르스는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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