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사람들이 오랫동안 삼국지를 좋아한 까닭은 '유비'였다. 나관중이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으로 유비를 내세운 이후, 삼국지는 곧 유비의 영웅전설기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유비는 평가절하됐다. 세상살이가 삼국지 시대보다 더 치열해진 현대에 들어서면서부터였으리라. 사람들은 용맹도 지략도 부족한 유비를 닮아서는 성공은 둘째치고 살아남기도 힘들다고 판단했을 것. 대신 가장 많은 땅을 차지한 조조, 삼국 창건자 중 가장 오래간 손권, 지략이 제일 뛰어났던 제갈량, 그런 제갈량을 이긴 사마의, 용맹과 지략과 성품 등을 함께 갖춘 통합형 인재인 조운, 여몽, 장료 등이 책, 영화, 컴퓨터 게임 등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다시 유비다. 유비는 조조나 손권과 비교하면 능력도 모자랐고, 가진 자원도 적었으며, 출발도 늦었다. 이러한 단점들을 넘어서기 위해 유비가 키운 능력이 '능굴능신'(能屈能伸)이다.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굽히고 펼 줄 안다는 뜻이다. 유비는 굽히고 펴기를 반복하며 능굴능신의 근육을 발달시켰고, 그 경험치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철학도 구축했다.
예컨대 유비는 평판이나 인지도 같은 무형자산을 중요시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그가 구축해놓은 대의명분이 다시 유비 자신을 도왔다. 유비는 이미지가 곧 호소력임을 알고 있었다. 유비에게 인재와 민심이 모인 까닭이고, 훗날 나관중이 유비를 소설의 주인공으로 선택한 연유도 찾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책은 모두 16강에 걸쳐 유비의 능굴능신 역량을 분석한다. 저자 자오위핑은 중국 여러 매체에서 선정한 10대 명강사 가운데 한 명이다. 중국의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리더십과 인사 관리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451쪽, 1만6천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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