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뇌물의 역사

뇌물의 역사/ 임용한'김인호'노혜경 지음 / 이야기가 있는 집 펴냄

국제투명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전 세계 107개국 4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4분의 1이 1년간 누군가에게 뇌물을 준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는 4명 중 1명이 뇌물과 관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뇌물 이야기로 시끄럽다. 그리고 여론은 항상 뇌물에 민감하다. 뇌물 비리로 권력자들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뇌물의 파괴력은 크다. 정치, 경제는 물론 스포츠계를 넘어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큰 위험을 안기고 있다.

뇌물이라고 하면 거대한 돈이 오고갈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1960년대 한 공무원은 기업체를 방문하였을 때 얻어먹은 냉면 한 그릇에 부패 공무원이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가장 쩨쩨한 뇌물 사건으로 기록되기는 했지만, 이처럼 뇌물과 선물의 경계는 모호하다. 의도된 대가의 유무에 따라 뇌물과 선물이 구분 지어진다. 대부분 문제는 항상 선물을 가장한 뇌물이 야기한다.

뇌물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다. 뇌물은 힘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상 속에 소소하게 선물이라는 개념과 혼동되며 만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뇌물은 사회의 기반을 흔들리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동서양과 고대에서 현대까지의 역사를 통해 뇌물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다. 왜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뇌물이 사라지지 않는지, 뇌물이 왜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의의는 뇌물을 근절시키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것보다 뇌물의 본질을 알고, 역사적으로 되돌아봄으로써 조금 더 건전하고 밝은 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 위함이다. 400쪽, 1만6천800원.

최재수 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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