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이 10일 발표한 능력 중심의 신규 직원 채용 방침은 국내 인력 채용 환경에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공공기관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예외 없이 학벌과 스펙, 전공을 주요 평가 잣대로 적용하는 등 비합리적인 관행이 굳어진 상태다. 하지만 신보가 이런 틀을 깨고 능력과 품성 위주로 인재를 뽑겠다고 선언한 것은 인재 평가의 기본이자 모든 취업 준비생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는 바람직한 결정이다.
물론 신보의 채용 방침은 2017년부터 모든 공공기관에 적용될 NCS(국가직무능력표준) 평가 등 채용 방법 개편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를 실제 적용하는 데는 공공기관마다 경영 방침이나 내부 공감대 등 제한적 요소도 분명 있다. 그럼에도 신보가 선도적으로 이를 적용하는 것은 기존 관행에서 탈피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NCS는 모든 직종에 요구되는 지식과 능력을 국가 차원에서 표준화한 것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개발한 평가 모델이다.
신보는 당장 토익 등 어학 점수 최저 기준을 500점으로 크게 낮추고, B학점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상경'법학 위주의 전공 필기시험도 없앴다. 지원자의 품성과 직무수행 능력을 합숙 등 심층면접으로 평가하고 적합 인재를 뽑는다. 특히 증명사진이나 개인 신상정보 등 취업과 전혀 상관이 없는 항목을 폐지한 것도 잘한 일이다. 취업 시 심각한 결격사유나 사실과 다른 허위기재는 금물이지만 부모 직업이나 신체 특성 등 지극히 사적인 부분까지 요구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관행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대구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신보가 지역 인재 채용 비율을 대폭 높이겠다고 밝힌 것은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지난해 본사를 대구로 옮긴 후 신보는 정규직'간접고용인력 등 191명의 지역 인재를 채용했다. 이는 전체 신규 채용 인원의 30%를 넘는 규모로 신보의 지역친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달 초 지역 장애인 11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도 돋보인다.
신보뿐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도 지역인재 활용 등 노력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고 지역발전을 이끄는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믿는다. 일자리 만들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과 정서적으로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공공기관의 성공적인 정착은 물론 공공기관에 대한 지역민의 애정도 더욱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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