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말시험 3주 앞두고…계획표 작성 요령·실천 방법

전 과목 내신 1등급 학생의 비결은? 잘 짜여진 시험 계획표, 그리고 실천이었다

전 과목 내신 1등급을 기록하고 있는 대구 능인고 3학년 윤상윤 학생의 중간고사를 앞두고 세운 시험 계획표. 매일 그 날의 공부량을 점검하고, 수정 보완 반성했다. 능인고 제공
전 과목 내신 1등급을 기록하고 있는 대구 능인고 3학년 윤상윤 학생의 중간고사를 앞두고 세운 시험 계획표. 매일 그 날의 공부량을 점검하고, 수정 보완 반성했다. 능인고 제공

중'고등학교 1학기를 마무리하는 기말시험이 3, 4주 앞으로 다가왔다. 기말시험은 누구에게나 중요하겠지만 특히 특목'자사고를 준비하는 중3이라면 이번 학기 성적 반영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하고, 올해 고교에 입학한 1학년은 이번 지필고사를 합해 첫 내신 등급을 부여받기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학생들은 각자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본격적인 시험 준비 체제로 들어가야 한다. 원하는 성취 목표를 달성하려면 '계획'이 필요하다. 기말시험까지 남은 기간 동안 학습 계획을 어떻게 짤까? 이에 대한 절대적 방법은 없지만 일선 학교 선생님과 전문가의 조언을 빌려서 시험 준비 시기에 맞춘 효율적인 시험 계획표 작성 요령과 구체적 실천 방법을 살펴본다.

◆시간 아닌 공부 분량 기준으로 계획 짜라

내신 시험 준비는 힘들다. 제한된 시간 내에 전 과목의 내용을 빠짐없이 골고루 공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과목별 공부 우선순위를 정하고, 분배하고, 점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서 계획이 있어야 한다.

시험 준비 계획표는 하루를 시간 단위로 나눌 것이 아니라 공부 분량을 기준으로 작성하자.

'스터디 코드 3.0'의 저자 조남호 공부법 전문연구소 대표는 "계획은 무조건 '공부 분량'을 기준으로 세워야 한다"고 단언한다. 그는 "시험 계획표를 짤 때는 매일 공부할 분량만 정해놓고 시간 계획은 상황에 따라 조절하라"면서 "혹시라도 그날 분량이 일찍 끝나면 쉬면서 자신에게 보상을 주라. 실천력과 집중력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 후 '7시부터 9시까지 수학 인강 시청'이라는 계획을 세웠다고 치자. 집에서 식사 마련이 늦어질 수도 있고, 인터넷에 문제가 생겨 인강을 들을 수 없다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획을 지킬 수 없게 된다. 계획이 하나씩 어긋날 때마다 당초 자신의 의지는 옅어진다. 반면 분량 위주 계획표는 다르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취침을 늦추면 되고, 수학 인강 대신 다음 날 계획된 영어 공부를 당겨서 하면 된다. 그만큼 유연성이 많고 계획 실천율이 높아진다. 그날의 목표를 빨리 달성하기 위해 집중력 또한 좋아진다.

UP학습코칭 윤종선 범어센터장은 "장기 목표는 낙관적으로, 단기 계획은 비관적으로 잡아라"고 당부했다. 시험 준비 계획이 생각대로 잘 진행될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고 오류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계획보다 20% 정도의 시간을 더 준비하고, 지연될 것에 대한 대안도 생각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시험에 대한 목표는 '이룰 수 있다'는 낙관을 가지고 스스로 채찍질하라고 했다.

◆전 과목 1등급 학생의 계획표 비밀은 뭘까?

위의 사진은 능인고등학교에서 전 과목 1등급을 기록하고 있는 3학년 윤상윤 학생이 지난 5월 중간고사를 앞두고 세운 월 계획표다.(일 계획은 매일 아침 기록을 하여 실천을 한다)

이 학생은 학교 수업과 방과 후 학교에서 운영하는 정진실에서 매일 자정까지 자기 계획에 따라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어 있다. 이 계획표의 특징적인 것은 3주 전에는 노트 필기를 통해 개념 정리를 해 가면서 시험 범위 내용을 학습하고, 2주 전에는 주로 문제집을 통해 문제 풀이 위주로 자기 실력을 점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1주일은 문제 풀이와 개념 정리를 병행하면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이 학생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은 표시를 해 놓았다가 학교 선생님들을 찾아가 직접 질문을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학교 선생님들은 질문에 답변을 해 주기 위해 추가 설명을 해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수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 많을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적인 것은 수학의 경우 1주일 정도 남겨 둔 시점에 집중적으로 공부하여 끝내고, 집중적으로 암기가 필요한 내용(학교에서 시험 대비용으로 내 주는 학습지나 프린트물)'국어의 문법에 관한 내용이나 어휘'영어나 제2외국어의 단어와 독해'탐구 영역에 대한 공부는 시험을 앞둔 시점에 집중시킨다는 점이다.

능인고 민송기 교사(전국연합학력평가 출제팀장)는 "윤 군의 계획표는 여러 선생님들이 조언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실제론 어느 한 과목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면서 "이 학생의 경우는 스스로 공부를 해 오면서 시간 관리에 대한 감각을 익혔기 때문에 차질 없이 시험에 대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파악하고 실천하자

시험 계획 실천을 위해서 자신이 가용할 수 있는 시간을 먼저 파악하자. 학원을 가지 않는다고 했을 때 방과 후 스스로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최대 3시간 정도이다. 그 이상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다음날 수업에 지장을 주게 된다. 주말은 8~10시간 정도 공부할 수 있다. 학생들은 그 시간 동안 자기가 얼마만큼 공부량을 소화할 수 있는지 스스로 가늠해야 한다.

그 시간이 부족하다고 여기면 학교에서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 국어나 영어는 쉬는 시간 10분 정도에 한 지문 정도를 공부할 수 있다. 점심시간을 이용하면 사회나 과학의 소단원 하나를 볼 수 있다. 시간을 두고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수학과 같은 과목은 방과 후나 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익히자.

남산고 장재학 교사(대구시 진학지도협의회장)는 "말로 설명할 수 없다면,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면서 "공부한 내용에 대해 해설을 보지 않고 친구에게 설명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 하다못해 곰 인형에게라도 말하면서 자신의 이해력을 스스로 점검하자"고 했다.

또 계획과 실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매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평가와 반성이다. 학습 플래너를 충실히 작성하는 학생이라면 그날 자신의 학습 태도에 대해 스스로 점검할 수 있다.

수성고 남영희 교사(진로진학상담부장)는 "학생들은 흔히 지금 공부한 내용이 시험 당일까지 기억에 저장되어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공부에 있어서 전략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성실한 자세다"고 당부했다.

이석수 기자 s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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