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류업 '한 우물' 사명 'KK'로 변경 새도약 다짐…창업 88돌 박윤경 KK회장

본사 건물 대대적 리모델링, 1층에 '갤러리 慶' 마련 개방

KK 박윤경 회장은
KK 박윤경 회장은 "KK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한국의 주춧돌'(Keystone of Korea)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며 "창업 3대에 걸친 긴 역사와 전통성을 계승하는 한편 사업 다각화를 통한 미래 성장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선대 회장님들의 뜻에 따라 KK는 유류업 외길을 걷는 지역의 장수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창업 88주년의 경북광유는 올해 사명(社名)을 '케이케이 주식회사'(이하 KK)로 바꿨다. 1927년 대구에서 '대구오일상회'로 문을 연 KK는 1대 박재관, 2대 박진희 회장에서 현 3대 박윤경(61) 회장으로 이어오면서 줄곧 유류제품 판매를 주력으로 해온 대구의 대표기업이다.

박 회장은 1대 회장의 손녀이자, 2대 회장의 딸이다. 2001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부드러운 리더십과 가족 친화적 경영으로 KK를 성공적으로 이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선친이 대표이사로 계실 때 '이런 사업 한 번 해보자'며 주변에서 제안이 많이 들어왔어요. 그럴 때마다 아버님은 '일본의 우동집도 수백 년을 이어오는데, 욕심을 안 내고 싶다'고 매번 물리치셨지요. 저 역시 유류 유통'판매라는 KK의 본업을 지키고 싶습니다."

지난해 대대적 리모델링을 거쳐 변신한 KK 본사 건물(중구 공평동)은 이런 경영 철학을 오롯이 담고 있다. 고가의 매각 제안도 있었지만 역사를 간직한 이 건물을 예전처럼 주유소가 딸린 현대식 건물로 새로 지었다. 주유소를 포기했더라면 훨씬 고층의 건물을 지을 수 있었지만, 박 회장은 KK의 상징인 주유소를 본사 건물에서 결코 빼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달 본사 1층에 '갤러리 경(慶)'을 열었다. 임대 수익을 마다하고 열린 문화공간을 지어 시민들에게 개방한 것이다. 이곳에선 18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김윤종 화백의 '하늘보기'전이 열릴 예정이다.

박 회장은 타 지역 시장을 개척하고 지역성을 탈피하기 위해 사명을 KK로 바꿨다. 대구뿐 아니라 경주'구미'포항'김천과 경기도 안성, 강원도 원주 등에 사업장과 저장소가 있으며, 직원도 160여 명에 이른다. 창업 80주년을 기념해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경영 혁신의 한 사례다.

박 회장은 활발한 지역 경제계 활동과 사회 공헌 활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2대 회장에 이어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을 3대째 이어가며, 선친의 뜻을 받들어 대한럭비협회 회장도 역임했다. 가톨릭경제인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역의 교육'장학사업, 소외 계층을 위한 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제, 아버지 휴가제 등 인간 중심'가족 중심 경영으로, 2010년 노사문화 우수기업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2011년에는 모범여성경제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박 회장은 "KK를 지역민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되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창업 90주년을 맞는 2017년에는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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