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르스 확산 여파…"모임 급취소, 가족 행사로 바꿉니다"

공공장소 피하고 독립공간 선호…팬션·캠핑용품 매출 90% 늘어나

#1 주부 임지윤(35) 씨는 이달 13일 초교 3학년인 딸의 생일잔치를 조촐하게 열었다. 한 달 전 딸과 친구들이 좋아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예약했지만, 메르스 확산 소식에 규모를 줄이고, 음식도 임 씨가 직접 만들었다. 임 씨는 "패밀리 레스토랑 예약 취소로 위약금을 물긴 했지만, 친구 엄마들이 불안해해 직접 만든 음식으로 조촐한 생일잔치를 했다"며 "그런데도 메르스 불안 때문인지 예상보다 생일잔치에 온 친구가 적었다"고 했다.

#2 자녀와 경주의 한 워터파크를 가려 했던 김모(41) 씨는 계획을 바꿔 청도의 한 펜션을 빌려 주말 나들이를 즐겼다. 비용은 워터파크보다 4배 정도 더 들었지만 가족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미련 없이 장소를 바꿨다. 김 씨는 "경주 인근 포항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나왔다고 해 계획을 변경했다"며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 수영장이 딸린 펜션이라 요금이 비쌌지만 불안감 없이 주말을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메르스 공포로 계획했던 행사 규모를 축소하거나 독립된 공간에서 야외활동을 하려는 시민이 늘고 있다.

14일 온라인 오픈마켓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워터파크나 스파 이용권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50% 정도 감소한 반면 펜션 숙박권이나 캠핑 관련 매출은 90%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메르스 탓에 많은 사람이 모여 직접 접촉하는 공개된 공간 대신 가족이나 친구들만 모일 수 있는 독립 공간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구의 일부 초교는 주말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야외활동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예방 안내문은 물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로의 나들이를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 해당 초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주말 야외활동으로 자칫 메르스에 감염되면 교내 학생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외부활동 자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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