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내 산야(山野)에 예년에 없던 6월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산림당국에 때아닌 비상이 걸렸다.
경북도는 '봄철 산불조심기간'이 끝났지만 다시 산불방지대책본부를 꾸리는 등 비상상황에 나서고 있다.
14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 들어 도내에서 57건의 산불이 발생, 모두 28.6㏊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88건의 산불이 나 임야 45.92㏊가 소실된 것에 비하면 31건(35.2%), 17.32㏊(37.7%)가 각각 줄어든 수치다. 올해는 봄비가 자주 내리면서 산불이 적게 발생한 것으로 경북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최근 산불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도가 밝힌 '봄철 산불조심기간 이후 산불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도내에는 모두 17건(피해면적 6.6㏊)의 산불이 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발생한 13건(피해면적 2.41㏊)에 비해 4건이 증가했고, 피해면적은 3배가량 늘었다.
경북도 한명구 산림자원과장은 "6월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경북의 산이 바짝 메말라 있는데다 산을 찾는 등산객이 늘면서 예년에 잘 발생하지 않던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산불예방에 도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경북도는 지난 5일 산불위험경보 '관심'을 발령하는 한편 산불방지대책본부를 특별 운영하고 비상근무체제에 돌입, 산림청과 소방서, 군부대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체계 강화에 들어갔다.
권오승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산불조심기간(1월 1일~5월 15일)은 끝났지만 극심한 가뭄으로 도내 산불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앞으로 비가 내리지 않는 상황이 계속될 때를 대비해 가뭄 해갈 때까지 산불 우려 특별기간으로 정해 산불 상황실을 연장 운영하는 등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가뭄이 계속되면서 산림청도 봄철산불방지 특별대책기간을 애초 지난달 15일에서 장마철까지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건조한 상황에서 약간의 불씨만 있어도 금방 발화되고 진화도 어렵다"면서 "우리나라 산불은 99% 인위적인 것이어서 산불 예방을 위한 국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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