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장기화하면서 곳곳에서 피로감과 무력감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짙어지고 있다.
우선 병원을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이들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김모(40) 씨는 "돈만 있으면 이민을 가고 싶을 정도"라며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하는데 늘 불안한 마음으로 가니 아픈 것도 서러운데 더 우울해진다"고 말했다. 배모(82) 씨도 "2년 전 대장 수술을 받고 검진을 받아야 하는데 마음 편히 병원에 갈 수 없어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메르스 영향이 지속되자 매출 하락과 무기력함에 일상생활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서문시장 상인 김윤자(59) 씨는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는데 텅 빈 가게 앞을 볼 때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답답한 심정이다.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만 사태가 계속될까 봐 막막한 심정"이라 털어놓았다. 양복점을 운영하는 이모(50) 씨도 "매출이 반으로 줄었다. 이 상태가 앞으로 한 달이 될지 두 달이 될지 모르니 두려움만 계속될 뿐"이라고 말했다.
보건소 직원들도 메르스에 24시간 긴장하다 보니 만성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 북구보건소 보건과 한 직원은 "알람을 맞춰놓고 자가격리자에게 연락을 해야 하고 밤늦게 퇴근하면 또 긴장되는 마음으로 뉴스를 확인해야 한다"며 "24시간 119로부터 전화를 받아야 하니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했다.
자가격리자 역시 예민해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한 시민은 "처음에는 내가 뭘 잘못해서 격리됐을까 거부감도 심했다. 해제가 된 후에는 아무 전화도 받기 싫을 정도로 예민해졌다"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은 감염병 스트레스는 주위의 도움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태영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무분별한 메르스 정보에 노출되고 주위 사람들과 메르스 이야기를 나누면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정확한 정보만을 접하고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주변에 감정을 털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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