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특히 마음이 끌리는 사람이 있다. 매력적인 사람 말이다. 매력이란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묘한 힘이다. 외모가 준수하지 않아도,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좋은 옷을 입지 않았음에도 마음이 끌리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내 눈에는 매력적이어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매력이란 객관적인 준거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한 사람을 똑같이 매력적이라 할 수 없고 똑같은 느낌을 가질 수도 없다.
영국의 사회학자 캐서린 하킴은 자본의 형태에 대해 말했다. 경제 자본, 문화 자본, 사회 자본, 여기에다 한 가지 더 추가해 매력 자본(erotic capital)을 언급했다. 그는 매력 자본에 대해 아름다운 용모와 성적 매력, 자기 표현 기술, 사회적 기술이 합쳐진, 애매하지만 정말 중요한 자본이라고 정의한다. 매력이란 자산은 지극히 추상적이어서 환산될 수 없지만 소득에도 분명 영향을 미친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력적인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취직률이 10%나 차이가 난다고 한다. 취업 시즌이 되면 성형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매력 자본은 우리의 삶 깊숙이 작용하여 직장 및 사회생활에 프리미엄을 얹어주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연령에 관계없이 매력 자본을 키워 보려고 애쓴다.
유인경 경향신문 기자는 매력 자본을 키우는 비법으로 6S를 소개하고 있다. 콧수염과 나비 넥타이 하면 연상되는 김동길 교수처럼 자기만의 브랜드를 가질 것(Symbol), 일을 단순화시켜 스트레스를 줄일 것(Simple), 여성성과 남성성을 유지하며 성적인 매력을 가질 것(Sexy), 나이가 들어도 독서를 통한 '뇌'의 섹시함을 개발할 것(Study), 방청객 마인드를 가지고 리액션 좋은 경청자가 될 것(Surprise), 마지막으로 따뜻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될 것(Sweet) 등을 들고 따뜻함이야말로 21세기 최고의 매력이자 무기라고 했다.
매력 자본의 요소는 우선 외적인 요소를 앞세우고 있다. 물론 외적 요소도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내적 매력도 중요하다. 매력 말고도 인간을 판단하는 가치는 학문적 내공, 상상력, 창의성, 유머 감각 등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내적 매력의 요소는 바로 그런 토대 위에 우러나는 배려심, 따뜻한 미소, 정서적 감응력, 진실함, 경청, 나눔과 봉사, 긍정적 삶의 자세 등의 덕목이 해당될 수 있다.
외적 매력이든 내적 매력이든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매력 자본을 찾아 키우고 개발하는 일이다. 나아가 그것을 적절하게 활용함으로써 자본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일이다. 그러면 삶의 만족도도 자연 높아질 것이다. 늘 자신의 처지는 고려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의 매력만 쳐다보며 부족한 나를 탓하며 살아왔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매력 자본을 찾아 가꾸어 나갔으면 한다.
이재순/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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