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K(52) 씨는 보건당국의 방역망에 전혀 걸리지 않고 유유히 일상 생활을 했다.
K씨는 메르스 2차 유행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27일부터 이틀 동안, 같은 달 28일에는 어머니 입원 병실을 구하지 못해 어머니와 함께 현대아산병원 응급실도 찾아갔다.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않던 K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슈퍼확산자'인 14번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전염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한 지난 5일 이후에도 보건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 K씨의 어머니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도 K씨는 요지부동이었다. 방역당국의 방역망에도 걸리지 않고 유유히 일상 생활을 했다.
K씨는 정상적으로 출근을 하며 민원인들을 상대했고, 직원들과 회식을 하며 술잔도 돌렸다. 가족들도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일상 생활을 했다. 부부가 모두 공무원이고, 연일 메르스 전파 우려로 지역 사회 전체가 얼어붙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지난 13일 숨어 있던 메르스 바이러스가 활동을 시작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K씨는 오한과 함께 몸에 열이 나는 걸 느꼈지만 그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튿날인 14일 오후 집 인근에 있는 목욕탕을 찾아가 목욕까지 했다. 타액이나 분비물이 다른 목욕객들에게 묻거나 바이러스가 옮을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도 전혀 개의치 않은 꼴이 됐다.
결국 몸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15일 오전에야 남구보건소를 방문해 검사를 의뢰했고, 즉시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돼 격리 조치됐다.
K씨는 15일 오후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진행한 1차 검사 결과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내와 자녀, 장모, 처남 등 가족들도 자가격리조치됐다. 다행히 가족들은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 2차 검사 과정이 남아있다.
동료 직원들이나 민원인들은 추적 조사가 가능하지만 목욕탕에서 누가 함께 목욕을 했는지, 그날 방문객이 누구인지는 파악조차 힘들다. 방역에 적극 협조해야할 공무원인 K씨의 무신경이 지역 사회에 메르스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선풍기 역할을 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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