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사만어] 대표 도서관

이달 5일 대구시청에서는 '대구 대표도서관 건립 기본계획 수립연구'의 마지막 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대구 대표도서관 건립 부지로 캠프 워커 헬기장이 다른 후보지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캠프워커 헬기장은 시유지로 부지 매입비가 들지 않고 미군부대 반환지로서 역사성도 갖췄다는 것이다.

헬기장 부지가 대표도서관 부지로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된 것은 건축계획과 부지 규모의 적합성, 부지가격의 적정성, 사업 착수시기의 적정성, 부지 소유권 확보 확정성 등에서 다른 후보지에 비해 우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가장 손쉽게 건설할 수 있는 곳이 어디냐, 하는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유력 후보 부지를 잘못 결정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도서관 부지 선정 때 중점적으로 살핀 항목이나 도서관 규모가 먼 미래를 염두에 두었다기보다 현실에 너무 갇혀 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1974년 3월 중구 공평동으로 이전 개관한 대구시립중앙도서관은 대략 10년 만인 1985년 중구 동인동 현재 자리로 청사를 신축 이전해야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20년이 되지 않아 보존서고가 부족해 복도 한쪽에 책을 쌓아두는 지경에 이르렀다. 급기야 불로동에 따로 보존서고를 개관해야 했다.

대구에는 30개의 공공도서관과 188개의 작은 도서관이 있다. 연간 1천만 명, 하루 평균 3만여 명의 시민들이 이용한다. 대구 대표도서관은 이들 도서관보다 그 기능과 영역이 훨씬 다양하고 넓다. 공공도서관 정책 수립, 도서관(분관) 설립 및 육성 지원, 종합적 장서개발 서비스, 공공도서관 공동보존서고 운영, 도서관 간 협력시스템 구축, 독서진흥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도서관 직원 및 자원봉사자 실무 교육 기획 주관 등 대구 전체 도서관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그러자면 현재의 예상 규모 지상 3층(연면적 1만4천200㎡), 예상 건립 사업비(약 485억원), 예상 보존서고 규모(4천200㎡에 200만권)로는 부족하다.

대구 대표도서관 건립은 단순히 도서관 건물 하나를 더 추가하는 것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대구대표도서관은 대구문화, 예술, 교육의 축이자 랜드마크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019년 개관 목표에 매달릴 것도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이달 안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시민들에게 대표도서관의 위상과 필요성을 알리고, 건립에 시민들과 기업인들이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캠페인도 펼쳐 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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