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택담보대출 받아 절반만 주택 구입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계대출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서 다른 빚을 갚거나 생계자금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대출 자금 용도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액은 43조5천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로 집을 사는 데 쓰인 돈은 22조1천억원(50.9%)에 불과했다.

기존의 빚을 갚는 데 7조6천억원(17.5%)을 사용했으며 생계자금으로 쓴 경우도 5조3천억원(12.5%)에 달했다. 이 밖에 사업자금이나 투자 목적으로 쓴 돈이 1조3천억원(2.9%), 기타 용도가 7조2천억원(16.4%)을 차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주택거래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집주인의 전세가격 인상 요구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빚을 내 집을 사는 경우가 증가했다.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10만9천87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5% 늘었다.

하지만 생계자금 등 주택구입 목적이 아닌 대출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생계자금으로 이용된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2012년 10.3%에서 올해 2%포인트 늘었다. 주택구입 목적 외 대출은 대체로 연체율이 높은 편이다.

신학용 의원은 "주택구입 목적 외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가계부채의 구조적 문제가 심각함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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