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 환자 K(52) 씨의 병원 이송 과정은 전시 상황을 방불케 했다.
17일 오후 3시 1분 흰색 방호복으로 온몸을 감싼 K씨와 전동식 호흡보호구, 보안경 등으로 완전 무장한 의료진 2명이 대구의료원 감염관리센터 출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예정했던 오후 2시 40분보다 20분가량 늦은 시각이었다.
휠체어를 탄 K씨는 10여m 떨어진 곳에 주차된 구급차에 올라탔다. 구급차에는 방호복과 보안경, 장갑 등을 착용한 이송요원이 자리를 잡은 뒤였다. 의료진 중 한 명이 K씨가 탄 휠체어를 밀었고, 다른 한 명은 분무형 소독기를 전방으로 분사하며 구급차로 이동했다.
K씨는 몰려든 취재진을 잠시 응시한 뒤 구급차에 올라탔다. 보안경 너머로 보이는 K씨의 눈빛에 별다른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구급차 뒷문이 열리고 휠체어에 탄 K씨가 부축을 받아 구급차에 올라탔다. 구급차가 요란하게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출발하기까진 단 2분이 걸렸다.
K씨를 태운 구급차는 15분 뒤 경북대병원 응급실 앞에 도착했다. 미리 대기하던 의료진이 구급차의 뒷문을 열고 K씨를 내린 뒤 휠체어에 태웠다. 음압격리실로 가는 5병동 엘리베이터 주변에는 보호복을 착용한 의료진들이 다른 환자나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았다. 휠체어에 탄 K씨는 천천히 내과 중환자실 전용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5층으로 이동했다.
K씨가 탄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다른 의료진들이 분무형 소독기로 방역 작업을 시작했다. 휠체어가 지나간 자리와 주변에 꼼꼼하게 소독약을 뿌린 뒤에야 이송 작전이 끝이 났다. 소독이 완료된 후에도 통제선은 한동안 계속 유지됐다.
이송 작전을 지켜본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메르스 전염을 막기 위해 철저하게 막았다고는 하지만 환자가 지나간 통로와 이동한 엘리베이터, 음압격리실까지 이어지는 복도 등에 대한 방역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며 "비닐 등으로 통로 주변까지 모두 막았어야 환자들이 덜 불안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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