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스스로 품위 떨어뜨리는 지방의원 엄격하게 제재해야

17일 오후 대구의료원 의료진이 대구 첫 메르스 확진 환자 K씨를 휠체어에 태워 구급차로 이동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17일 오후 대구의료원 의료진이 대구 첫 메르스 확진 환자 K씨를 휠체어에 태워 구급차로 이동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1995년 지방자치제가 전면 시행되고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지자체 집행부 견제는 지방의회 몫이다. 그러나 견제는커녕 지방의회 품격은 성년의 역사에 걸맞은 성숙함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주민대표로서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며 지방의원 자질 논란만 불러일으키고 있어서다.

최근 경북의 사례만 해도 그렇다. 울진의 한 군의원은 지난달 울산의 한 식당 분재용 소나무를 훔쳤다. 범행 은폐를 위해 방범용 CCTV까지 조작했다. 사실이 드러나자 압력에 밀려 의장직에서 사퇴했다. 경찰은 15일 절도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그는 의원 사퇴 요구에도 버티고 있다.

이와 관련 경북 울진군의회 군의원 3명은 최근 한 동료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서울과 대구, 부산, 포항 등 전국 5곳의 출향 울진단체도 공동성명으로 동참하고 울진시민단체도 가세했다.

김천에서는 시의원 관련 도로개설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김천시는 2013년 한 시의원이 산업건설위원장일 때 본 예산에 없던 사업비 5억5천만원을 추경에 편성하고 지난해 해당 의원 땅 옆으로 도로를 냈다. 올해는 지난해 낸 길 건너에 도로를 내려고 10억원으로 토지보상을 진행 중이다.

두 사례는 주민 대표인 의회의 품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행동이다. 울진의 한 군의원은 전에도 도박혐의와 막말 횡포 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절도죄로 처벌받을 그를 누가 대표로 인정하겠는가? 그의 의장직과 의원직 사퇴를 요구한 이유다. 의원직을 고집하면 의회는 제명절차를 밟아야 하고, 공천자인 강석호 국회의원도 결단해야 한다. 군민과 의회, 출향인의 명예를 위해서 본인 스스로 사퇴함이 마땅하다.

김천시의원의 행위는 또 다른 논란거리다. 자신과 관련된 직무는 회피할 수 있도록 한 의원행동강령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로운 두 도로는 주도로와 연결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아 특혜의혹이 짙다. 땅 양쪽에 번듯한 길까지 나니 땅값 상승 등 이익은 당연하다. 그 혜택은 고스란히 시의원 몫이다. 특정인을 위한 예산집행이란 비판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아무런 제재도 없다면 관련 규정은 있으나마나다. 의원 자질을 담보할 엄한 잣대를 마련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