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자가격리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격리자에 대한 관리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전국의 자가격리 대상자는 5천930명이다. 대구는 129명으로 최근 첫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면서 급격하게 늘었다. 자가격리자는 메르스 바이러스 최대 잠복기인 2주 동안 집에서 외부와 차단된 생활을 해야 한다. 하지만 답답함과 병에 대한 불안감,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까지 겹쳐 격리자들의 이탈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대구 보건소들은 자가격리자와 하루 2차례 통화를 해 위치나 상태 등을 확인하고 있지만 휴대전화 통화가 대부분을 차지해 이들이 실제로 집에 머무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보건소 관계자는 "요즘은 집 전화가 없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휴대전화로 통화한다. 솔직히 이들의 위치 파악은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자가격리자가 지켜야 할 매뉴얼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사용한 마스크나 휴지 등은 바이러스 노출 우려가 있지만 별도의 폐기 규정 없이 생활쓰레기와 함께 버려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자가격리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그에 상응하는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통제본부가 보건 전문가를 대동하고 자가격리 대상 가정을 방문해 자가격리가 가능한 환경인지를 파악하고 대상자와 가족들에게 철저한 교육과 자가격리 지침을 나눠준다. 전문가가 자가격리가 어렵다고 판단하면 시설에 격리하고 격리 기간이나 격리 해제 후 경제적 지원과 함께 심리적 안정을 찾게끔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예방의학 전문가들은 "미국 일부 주(州)에서는 우선 격리자가 감사를 표하도록 충분한 정보, 생활 규칙을 전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격리자들에게 질병 확산을 막는 데 협조해 주셔서 감사함을 전하는 게 가장 먼저지만 우리나라 자가격리자들은 희생을 강요받는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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