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 영 헝그리 맘/이준숙 지음/프로방스 펴냄
"내 아이는 사춘기입니다. 몸도 커지고 힘도 세졌습니다. 반항도 하고 대들기도 합니다. 집을 나가 버릴까 봐 불안하고, 저러다 치겠다 싶어 겁도 납니다. 눈을 부라리고 퍼부어 댈 때면 두렵기도 하고 멀리 도망가고 싶습니다. 사춘기라는 괴물의 가면을 쓴 저 아이가 천사였던 내 아이랍니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의 고백이다. 중2병, 질풍노도의 시기로 불리는 사춘기, 과거에 비해 빨리 시작되고 늦도록 이어지는 사춘기, 누구나 한 번은 겪고 지나가는 혼란과 시련의 시기이며, 부모나 자녀 모두에게 위태로운 시기이다. 반항과 돌발 행동으로 부모를 당황하게 만드는 사춘기 자녀들, 대화 단절에서 오는 소통의 부재, 말 못할 고민, 오해와 갈등, 자녀는 자녀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남모를 속앓이를 하게 된다.
저자는 사춘기의 기본 정서를 '두려움'으로 진단한다. 사춘기 아이들은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성호르몬의 작용으로 인한 신체 변화도 두렵고, 오락가락 변덕이 심한 감정의 변화도 낯설다. 독립하고 싶은 의지는 강하나 독립한다는 것은 선택과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만만치 않다. 감당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다. 폼생폼사, 자존심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사춘기 자녀는 살아야 하고 살아내야 하는 절박함에 맞서고 있다. 부모의 무관심과 잘못된 대처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
저자는 사춘기 자녀가 느끼는 두려움의 성에서 나오는 유일한 길은 바로 부모의 무조건적인 신뢰와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이것이 바로 사춘기 자녀의 얼음 왕국의 문을 여는 열쇠라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차디찬 두려움으로 닫힌 아이들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열쇠가 바로 진심이 담긴 따뜻한 부모님의 사랑"이라고. 336쪽, 1만5천원.
최재수 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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