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이책!] 중독 조직

중독 조직/앤 윌슨 섀프'다이앤 패설 지음/강수돌 옮김/이후 펴냄

우리는 살아가면서 작게는 가정과 직장에서부터, 종교, 시민단체, 국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조직에 몸을 담는다. 이들 조직은 때로 우리 삶을 고양시키기도, 나락에 빠뜨리기도 하며 삶의 질을 결정한다. 그런데 우리를 둘러싼 이 조직의 현실은 어떤가? 국민 통합을 외치면서 오히려 분열을 조장하는 정부, 가족 같은 기업을 표방하면서도 정작 사람을 착취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기업, 영적인 구원을 이야기하며 현세의 부패와 부정에는 눈을 감는 종교 등 조직이 일삼는 거짓말과 사기는 너무나 흔하다.

오랫동안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을 비롯해 종교단체, 시민단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직을 컨설팅해 온 저자들은 오늘날 광범위한 조직이 공통된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 질병이 직접적으로 조직 구성원의 삶뿐 아니라 전체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 질병은 다름 아닌 '중독'이다.

저자들은 중독 과정과 중독 행위에 깊이 매몰된 조직 문화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조직의 목표가 그 조직이 내건 공식적인 사명이나 이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와 모순되더라도 구성원들로 하여금 그 사실을 부인하고 폐쇄적인 조직 시스템을 긍정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조직의 행태는 중독자가 서서히 인지적'정서적 마비 상태에 빠지는 과정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

저자들은 그로부터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중독적 현실을 직시하고 치유와 회복의 과정을 밟는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수준의 조직에서 발견되는 보편적인 문제이지만, 저자들은 분명 회복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들은 책의 결론에서 회복 과정을 거치며 지켜야 할 원칙들을 상세히 담고 있다. 348쪽, 1만8천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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