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하나·황수정·김아람…요가에 빠진 사람들

장하나(가명) 씨
장하나(가명) 씨
황수정 양
황수정 양
김아람 씨
김아람 씨

"요가가 내 삶을 바꿔 놓았어요."

조깅, 탁구, 축구 등 세상에는 많은 운동과 취미 생활이 있다. 이 많은 것 중에서 요가에 빠져든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요가 이전과 이후로 구분한다. 요가를 하면서 자신의 몸이 더 건강해지고 마음이 한 뼘 더 자랐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들이 예찬하는 요가를 접하기 전과 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운동하니 체력 짱, 집중력도 길러져 요가는 대입전략…경북대 2학년 장하나 씨

경북대학교 2학년 장하나(가명) 씨는 자신의 대학 입시 전략은 요가였다고 말한다.

장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몸매관리를 위해 요가를 시작했다. 고 3이 되면서는 같은 반 친구들과 달리 야간 자율학습도 하지 않고 요가원에서 운동을 했다. 운동을 마친 장 씨는 집에서 공부하고 자정에 잠자리에 들어 오전 6시에 일어나 학교에 갔다. 수면 시간이 부족해 졸음이 쏟아질 법도 했지만 장 씨는 학교에서 졸았던 적이 없다. 요가로 길러진 체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장 씨는 "요가를 하면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무언가에 집중한 경험은 공부도 집중력 있게 할 수 있게 도움이 됐다"며 "요가로 자세 교정까지 되니깐 오래 앉아서 공부해도 허리가 아프지 않아 공부 시간도 더 길어졌다"고 했다. 요가 예찬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원래 예민한 성격이라서 기분도 자주 오르락내리락하고 생리주기도 불규칙적이었는데 운동과 명상으로 단련되니까 외부 충격에 강해졌다. 그래서 입시 스트레스 없이 수능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장 씨는 "운동을 할 때 지속성, 일관성과 함께 실천도 중요하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요가를 해보길 권하고 싶다. 내적 성장에 도움이 되는 데다 아름답고 건강한 신체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병 체력위해 시작, 요가강사 될래요…백혈병 이긴 황수정 양

춤과 노래를 좋아해 연예인이 되겠다는 꿈을 가졌던 초등학교 5학년 소녀는 자신이 급성골수성 백혈병에 걸렸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치료 과정은 가녀린 소녀가 견디기에 너무나도 독했다. 폐렴 등 합병증마저 왔다. 산소호흡기를 통해 겨우 숨을 이어갔다. 한 달간 곡기는 입에도 대지 못하고 링거만 맞고 지내야 했다. 집에서 통원 치료할 때는 조금만 걸어도 지칠 만큼 체력이 떨어졌다. 몸이 아픈 것보다 소녀를 더 힘들게 한 건 외로움이었다. 소녀는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자연스레 또래 친구들과 멀어졌고 외로움은 소녀의 마음을 더 병들게 했다.

소녀의 이름은 황수정(16). 지금 황 양은 언제 그렇게 힘든 투병 생활을 했나 싶을 만큼 건강하다. 황 양의 건강이 호전된 건 3년 전 요가를 시작하고부터다. 중학교 1학년이 된 황 양은 모친의 권유로 요가를 시작했다. 치료를 위해 체력을 기를 수 있는 운동으로 시작했던 게 이제는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어느새 소녀의 꿈도 연예인에서 요가 강사로 바뀌었다.

황 양은 "요가를 하면서 체력과 면역력이 향상돼 힘든 치료를 이겨낼 수 있었어요. 함께 운동하는 이모들이 있어서 외로움도 극복했고요. 이제는 하루 평균 5, 6시간을 요가 연습과 요가 이론 공부에 쏟고 있어요. 꼭 좋은 요가 선생님이 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달고 다니던 어깨 통증 신기하게 사라져, 나의 '보이지 않는 힘'…입문 7년째 김아람 씨

요가는 김아람(30) 씨에게 '보이지 않는 힘'의 존재를 깨닫게 해줬다.

김 씨는 지난 2009년부터 요가를 시작했다. 중학교 때부터 달고 살던 어깨 통증 완화가 목적이었다. 김 씨의 어깨 통증은 밤에 자다가 아파서 깰 정도였다. 그러다 대중 매체를 통해 '요가가 체형 교정을 통해 어깨와 목 통증에 좋다'는 이야기를 접하면서 요가를 시작했다.

김 씨는 "아픈 걸 호흡으로 참으며 따라하다 보니 신기하게도 요가를 한 날은 아프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씨가 말하는 요가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김 씨는 요가원에서 운동 전후 하는 명상을 좋아한다. 고요하게 눈을 감고 숨을 고르는 중에 조용한 음악과 함께 요가 강사가 읊어주는 잠언을 듣고 있노라면 세상 고민이 말끔히 씻기는 기분이다.

김 씨는 "집에서 조용한 음악을 감상하거나, 좋은 글귀를 읽는 거나 뭐가 다르나 싶겠지만, 분명히 다르다. 요가 강사로부터 좋은 에너지가 전달되는 느낌이다. 이런 게 보이지 않는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씨에게 요가는 밥 먹고 커피 마시는 것처럼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지금 김 씨는 주 4회 요가 수업을 다니는데, 평소에는 집에서 5분간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등 자연스럽게 요가를 한다. 그럴 때면 김 씨의 남편도 호기심에 따라하곤 한다. 김 씨는 남편에게 함께 요가를 배우자고 보채지만, 남편은 요가가 '금남의 영역'처럼 느껴져 부담스러운지 거부한다.

김 씨는 "남편을 보면 남성 회원만 가르치는 요가원을 해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며 "사정상 하지 못했던 결혼식을 오는 10월 24일에 지금 다니는 요가원 야외 잔디밭에서 할 계획이니 와서 축하해 주세요"라며 수줍게 말했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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