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창조경제는 전국 타 도시보다 발 빠른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9월 대구시와 삼성,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대구창조센터) 간 창조협약을 맺은 지 불과 8, 9개월 만에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1기를 배출하고, 지역 전통의 섬유'패션 산업에 새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침체된 전통시장도 새 옷을 입고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삼성' 날개 달고 시동 거는 C랩'C패션
이달 11, 12일 대구창조센터에서는 'C(크리에이티브)랩' 1기 16개 스타트업들이 지난 6개월간의 성과를 최종 발표하는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최초로 보육기업의 성과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C랩은 삼성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사업 아이디어 구체화부터 해외 진출까지 창업'사업화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작년 11월 2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18개 창업팀이 선발됐다. 이들은 그동안 대구창조센터에서 입주공간 제공, 시제품 제작, 기술 개발 등의 지원은 물론 삼성전자'제일모직 기술 멘토의 멘토링과 삼성이 스타트업에 맞게 재구성한 '창의캠프'까지 다양한 체험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과 대구시가 향후 5년간 조성하는 총 200억원의 C펀드를 통한 초기자금 투자(팀별 2천만원)와 다양한 투자 유치, 판로 개척 기회를 제공받게 됐다. 실제 이번 C랩 1기 쇼케이스에선 총 10억6천만원의 투자가 진행됐다.
C랩 1기들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월넛은 네덜란드'독일 등 유럽 기업들이 독과점하고 있던 원단 디자인 설계 프로그램 시장에서 저렴하고 빠른 작업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 국내 제직 업체 460여 곳에 보급했다. ㈜람다는 무선 스마트폰 충전기를 개발해 KT와 월 5천~1만 대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SKT'LG U+와도 공급계약 협의를 추진 중이다. ㈜이대공은 고객의 취향에 따라 색상과 소재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탈부착 가능한 조립식 가방을 출시했다. 차량용 스마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개발업체인 ㈜에픽옵틱스는 현대모비스 등과 제품 공동 개발 등에 대한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대구시와 삼성은 C랩 1기 중 우수 업체에 대해선 추가 2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지원하고, 5개 안팎의 업체에는 경북대 테크노파크와 연계해 입주공간도 제공할 예정이다.
C랩 2기도 다음 달 2일 입주식을 앞두고 있다.
제일모직과 지역 우수 섬유패션 업체 간 상생협력 프로젝트인 'C패션' 사업도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말 제일모직은 지역 20개 섬유'패션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력기업은 ㈜시마, ㈜원창머티리얼, ㈜송이실업, 서진텍스타일㈜, ㈜보광, 삼일방㈜, 세창상사㈜, YJ Global, ㈜신흥, 신풍섬유㈜, ㈜조양모방, ㈜텍스밀, ㈜덕우실업, ㈜앤디아이, ㈜실론, ㈜삼광염직, 호신섬유㈜, ㈜보광직물, 삼성교역㈜, 동아산업사 등 방직'제직'편직 업체 20곳이다.
제일모직은 매년 20개씩, 5년간 제일모직 협력 핵심기업 100개를 발굴하고, 지역 기업의 R&D와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신소재'신기술 공동 연구를 펼치는 한편 협력기업 중심의 스마트 공장 확산을 지원하고, 섬유패션 분야 신소재 활용을 위한 멘토링 등도 제공한다. 권영진 시장은 "C랩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관계 모델을 확립하고, 섬유패션 분야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에 부는 변화 바람
창조경제의 새 바람은 지역 전통시장에도 불고 있다.
20년 가까이 빈 점포로 방치돼 있던 대구 서부시장(서구 비산동)은 치킨'한우'커피 등 20여 개 먹을거리 업체가 들어서면서 '프랜차이즈 특화거리'로 탈바꿈했다. 서부시장 내 140m 길이의 프랜차이즈 특화 거리에는 개장 첫날인 지난달 22일 인근 주민과 상인 1천여 명이 몰려들었다. 상인들의 얼굴에도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 한때 서문시장'칠성시장과 더불어 '대구 3대 시장'으로 꼽히던 서부시장의 부활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대구시는 올 하반기에 프랜차이즈 거리 조성 사업 대상을 한 차례 더 공모한다. 상권이 무너져가는 전통시장 가운데 상권 입지와 접근성이 좋은 곳을 선정해 3억1천만원 규모의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서문시장에는 올여름이면 야시장이 들어선다.
서문시장은 올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6대 글로벌 명품시장'에 선정됐다. 서울 남대문시장, 부산 국제시장, 충북 육거리시장, 전북 남부시장, 제주 동문시장과 나란히 외국인이 찾고 싶은 관광명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 특히 도시철도 3호선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주말이면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서문시장은 3년간 50억원(국비 25억원)을 지원받는다. 대구시는 서문시장 야간관광 명소화를 위해 야시장 조성, 특화상품'브랜드 개발을 통한 쇼핑 활성화,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복합문화공간 조성 등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