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0년 후 논 가뭄 풀어준 '새마을 管井'

포항 대송면 장동천 지하서 발견…1960년대 가뭄 대책용으로 건설

김재홍 포항시 부시장이 수평관정이 설치된 집수정을 살펴보고 있다. 포항시 제공
김재홍 포항시 부시장이 수평관정이 설치된 집수정을 살펴보고 있다. 포항시 제공

50년 전 새마을운동의 위력이 나타났다.

가뭄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50년 전 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절 새마을운동 사업으로 만들어진 '수평관정'이 발견돼 관련 장비를 설치하자 농토 물대기 역할을 해낸 것이다.

화제가 된 수평관정은 196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포항 남구 대송면 장동2리 장화사 앞 장동천 지하에서 발견됐다.

이 수평관정은 뚜껑이 덮여 있어 농민들은 관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최근까지 사용하지 않고 있었으며, 올해 가뭄으로 주민 대책회의를 하던 중 새마을운동 당시 수평관정이 있었다는 지역 어르신들의 증언을 토대로 관정 찾기 작업에 나섰다.

지난 9일 마침내 하천 옆에 방치돼 있던 관정의 집수정을 발견하고 곧바로 수중모터를 설치, 100m 정도의 전선을 연결하는 등 4시간의 작업 끝에 가뭄이 심한 마구평들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지역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농민, 관계기관'새마을지도자들의 협력을 통해 가뭄 대책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으며 이를 들은 당시 영일군과 대송면 주민들이 협력해 수평관정을 만들었다.

현재 수평관정을 통해 공급되는 물로 포항 남구 대송면 장동리 일대 가뭄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 관정에서 공급되는 물은 앞으로 장동2리 50㏊에 농업용수로 공급되고, 농한기에는 장동2리 등 마을주민들의 생활용수로도 사용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오어지와 연결돼 대송면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지하터널과 수로도 이번 수평관정 발견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이 지하터널은 수평관정과 비슷한 시기인 196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산 너머 오천읍에 위치한 오어지의 농업용수를 지하터널을 통해 인근 대송면 장동리와 연일읍 일대에 공급하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지하터널을 통해 지금까지도 오어지의 물을 대송면 장동리 일대와 연일읍 일대 200㏊에 공급하고 있으며, 여름철 폭우 때에는 오어지의 수량 조절 용도로도 활용되고 있다.

대송면 이형대 이장협의회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농민에 대한 애정, 가뭄 극복에 대한 의지와 지혜가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느껴진다"며 "지난날 새마을운동처럼 민관이 힘을 합쳐 가뭄 위기를 이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