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숙사 우선권 줄게 수도권 학생 오세요"

2018년부터 입학정원>고3, 2023년 격차 16만 명 벌어져

대구경북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수도권 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경북대가 지난해 말 서울역 전광판에 게재한 대학 홍보 광고. 경북대 제공
대구경북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수도권 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경북대가 지난해 말 서울역 전광판에 게재한 대학 홍보 광고. 경북대 제공

#영남이공대학교는 지난 3월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수도권 우수 인재 유치 TF(태스크포스)'를 발족했다. 태스크포스는 우선 다음 달부터 서울 신촌, 경기 수원역 일대 전광판에 수도권 학생 유치를 위한 대학 홍보 광고를 시작한다. 일대는 수도권 지역 가운데 중'고등학생 통학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영남이공대 관계자는 "8월부턴 서울, 경기권 출신 교수들을 수도권 고교 입시설명회에 투입한다"며 "당장 수도권 학생을 유치하려는 것보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포석"이라고 했다.

#경북대학교는 다음 달 20, 21일 영남권을 제외한 전국 각 지역 고교생(1, 2학년)을 대상으로 '미리 가 본 경북대학교 1박 2일 체험캠프'를 운영한다. 이번 캠프는 경북대가 전국 국립대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참가 학생들은 대학 캠퍼스 내 생활관에서 합숙하며, 대학생활을 체험한다. 경북대 관계자 역시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비(非)대구경북권, 특히 수도권 학생 유치를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라며 "수도권 고교를 대상으로 한 기존 입시설명회와 함께 지난해부터 서울역, 서울시청 등지 전광판 광고를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경북 대학이 '수도권 학생 유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갈수록 심화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상대적으로 입학자원이 풍부한 수도권 인재 역유입을 통해 지방대학의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 고3 학생 수는 2016학년도 3만2천778명에서 2021학년도 2만3천23명으로 급감한다. 전국적으로는 2013년 기준 63만 명에서 10년 후 2023년에는 40만 명까지 줄어든다. 2018년부터는 대학 입학정원이 고3 수보다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2023년엔 그 격차가 16만 명까지 벌어진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 대학가는 급감하는 입학자원을 전국 다른 지역에서 '수혈'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기숙사 신축'이다.

영남이공대 경우 전문대학 최초의 기숙형 대학(Residential College'RC)을 도입한다. 기숙형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1학년이 1년간 입주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졸업할 때까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영남이공대는 올 하반기 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신축에 들어가 2017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은 "전국적 학교를 표방하고 수도권의 괜찮은 학생까지 유치하자는 개념"이라며 "지방대학의 활성화 방법이자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학생 유치를 위한 대구경북 대학의 또 다른 전략으로는 '입시설명회'와 '입시박람회'가 있다. 영남대는 다음 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대학입학정보박람회 참가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09년 이후 참가를 중단했다가 수도권 학생 유치를 목표로 지난해부터 다시 참가하고 있다. 계명대는 올해부터 한국지역대학연합이 주관하는 수도권 입시설명회에 참가하고 있다. 서울, 인천, 부천 등지를 순회하며 수도권 교사 1천500여 명에게 대학을 홍보한다.

강문식 계명대 입학처장은 "수도권뿐 아니라 광주, 여수 등 전국 각 지역 입시박람회에도 참가해 학교를 알리고 있다"며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입학자원 외형을 넓히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준 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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